또 다른 대립의 한 해를 시작하는 이 시점에서, 2009년을 시작할 시기에 가졌던 순진하기 짝이 없던 행복한 기대들을 다시 한번 되돌아 보는 일은 꽤나 의미가 있는 작업이 될 것이다.
미국 정권이 조지 부시 대통령에서 버락 오바마로 옮겨감으로써 당시 워싱턴과 서울 정계의 지배적인 전망은, 북한의 도발 행위를 포기하게 만들고 미국 새 정부와 화해 하도록 할 것이라는 것이었다. 동시에 미국 정부는 미북 양자 관계에 상당한 발전을 이끌어 낼 것이며 북한 비핵화에 돌파구를 마련해 낼 것이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북한의 호전적인 행동은 오바마 정부와 미국의 전문가들을 놀라게 했다.
북한은 그 자체로 최악의 적대국으로 드러났다. 과거 클린턴과 부시 정권 하의 여러 정책 때문이 아니라 평양의 협정위반과 비타협적인 태도가 핵위기를 야기했다는 사실이 부각되었다. 미국 전문가들은 지난해 북한의 도발행위들을 통해서 이런 사실을 뒤늦게 깨닫게 된 것이다. 북한이 대화의 손길을 거절함으로써 미 정계는 국제적 압력을 위한 견인력을 부시 대통령보다 더 강하게 가질 수 있었다. 오바마가 부시의 두 번째 임기기간 보다 더 강력한 정책을 북한을 향해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 아이러니 하기도 하다.
어쨌건, 북한 정권은 2009년 상반기 동안 도발행위를 이어갔다. 이에 따른 유엔제재는 북한경제에 강력한 충격을 주고 있다. 국제사회는 북한의 돈 되는 사업이었던 무기이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북한의 도발은 한국정권으로 하여금 금강산 관광을 통한 현금의 북한 유입을 차단하게 했으며 개성공단의 확장을 연기하게 만들었다.
유엔재제의 철회가 점차적으로 북한의 절박한 문제로 다가오게 되었다. 오바마 정권 당국자들은 2005, 2006년의 방코델타아시아(BDA) 재제는 아주 효과적이었으며 이를 풀어준 것은 부시 정권의 실수였다고 말하곤 한다. 물론 이는 당시 부시 정권에 대한 민주당의 비판에서 극적인 반전을 보인 것이다. 당시에 그들은 BDA 재제는 단지 6자회담을 약화시키려는 네오콘의 시도에 불과하다고 규정했었던 점을 비추어보면 말이다.
미 정계는 북한 비핵화의 성취에 대한 가능성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더 비관적이다. 스티븐 보즈워스의 방북은 넓게 보면 실패한 것이다. 물론 올해 북미 양자회담이나 6자회담의 복귀 등이 이어질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남한에서는 3차 정상회담에 대한 가능성을 점치기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회담의 성공 여부에 대한 실질적인 잣대는 단순히 그런 회담들이 이루어지느냐가 아니라 이런 회담들을 통해서 무엇을 성취해내느냐가 되어야 함은 자명하다.
2010년, 우리는 지난해와 똑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는 북한에 대해서 더 많은 것을 기대할 수 있다. 북한은 외향적으로는 유화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한번씩 번갈아 가면서 도발행위를 할 것이다. 하지만 평양과 워싱턴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달라질 것이다. 평양의 터무니 없는 행동들에 대한 워싱턴의 인내심은 더 줄어들고, 제한 없는 포용정책이 실질적인 비핵화를 이루어 낼 것이라고 믿고 있는 전문가들이나 당국자들은 훨씬 줄어들고 있다.
반면 북한의 불안정에 대한 가능성은 훨씬 커졌다. 김정일의 악화되어가는 건강, 김정일의 셋째 아들 김정은에게 넘기려는 후계작업에 대한 의문들, 국가 전반적인 문제들과 국제사회의 재제의 옥죄어지는 올가미로 인한 점점 더 악화되는 경제상황, 그리고 화폐개혁으로 인해 동반되는 사회적인 불안 등이 결합되어 북한내의 위험한 변화의 부싯돌로 작용하게 될지 모를 일이다.
오바마 정권은 평양이 유엔재제 결의안 1874와 1718은 물론,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핵프로그램을 포기하기로 한 6자회담의 협의들을 완전히 이행하도록 계속해서 주장해야 한다. 북한이 그렇게 할 때까지, 워싱턴은 핵 비확산과 유엔 결의안 하의 경제적 제재의 요구를 완전히 수행하도록 유엔 회원국들을 계속해서 독려 해야 한다.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한다면 상당한 이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활짝 열어둠과 동시에 북한에게 압력을 가함으로써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가장 실행 가능한 것들을 제안해야 한다./번역=권은경 국제팀 영문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