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하순 보천군 대평리에 산불 발생, 주민·간부 총동원해 진화

소식통 “잔불 진화에 일주일 걸려, 주민들 매일 물통들고 산으로”

산림애호
강원도 원산 지역의 모습. 자전거로 이동하는 주민들 모습 뒤로 ‘산림애호’라는 구호판이 눈에 띈다. /사진=데일리NK 자료사진

북한 양강도 보천군 대평리에서 산불이 발생해 임야 일부를 태우고 불길은 잡혔지만, 주민들은 일주일 가까이 잔불 진화작업에 동원됐다고 내부소식통이 1일 알려왔다.

양강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달 20일경 보천군의 대평리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해 임야 5ha를 태우고 진화됐다고 말했다. 다행히 산불이 주택으로 번지지는 않아 인명피해는 없다고 한다.

이번 산불 진화 작업은 26일에 완전히 종료됐다. 산불 발생 하룻만에 주변 산으로 불이 번지는 것을 막았지만, 잔불과 연기를 모두 정리하는데 일주일이 걸렸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산불이 발생한 대평리는 보천군에 소재한 산골 마을로 주민세대가 100세대가 되지 않는다. 20일 민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야산에서 연기가 피어올라 주민들이 바로 발견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고 한다.

소식통은 “산불 소식이 전해지자 보천군 소방대와 인민위원회, 보안서 간부들까지 총 동원돼 진화 작업에 나섰다”면서 “보천군 소방대 근무장이 진화 작업을 지휘하고, 인근 마을 사람들까지 총 동원돼 물통을 날라 다음날 오전에 불길을 잡았다”고 말했다.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의 베트남 방문과 이달 10일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앞두고 사건 사고 예방을 강조해왔다. 간부들은 산불이 확산될 경우 정치적 책임까지 뒤따를 수 있어 진화에 총력을 기울인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에 따르면, 산불진화에 소방헬기가 동원되는 우리와 달리 북한은 오직 인력에만 의지해 진화 작업을 벌인다. 대성리와 인근 주민들은 진화 작업을 종료하고도 내려오면 다음날 아침에 연기가 다시 피어오르는 것이 반복돼 일주일 동안 잔불 정리를 해야 했다.

소식통은 “보천군의 대평리에는 다행히 전적지, 사적지(김일성 혁명활동 관련)가 없어서  소동은 크게 나지 않았다”면서 “보안원들이 산불이 난 원인 조사를 하고 있는데, 누가 일부러 불을 낸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해 방화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겨울 북한도 유례없이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작년 12월 4일부터 1월 말까지 북한 전역의 평균 강수량은 3.6㎜로, 1981년 이후 같은 기간 대비 최저치를 기록했다.

노동신문은 지난 1월부터 “자그마한 불씨에도 산불이 일어날 수 있는 정황이 조성되었다”면서 “산림자원을 보호 관리하기 위한 사업에서 자신들이 맡은 임무의 중요성을 명심하고 산불을 철저히 막기 위한 투쟁에서 애국심을 발휘해나가야 한다”고 주민들을 독려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