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 국기훈장과 쌀20kg 맞바꾼 용양광산 명예갱장

검덕광업연합기업소. /사진=조선의 오늘 캡처

북한 검덕광업연합기업소 산하 용양광산에서 갱장으로 복무하다 퇴직한 70대 명예갱장이 자신에게 수여된 국기훈장을 돈을 받고 판매한 것이 탄로나 그동안의 공적과 명예를 모두 박탈당했다고 내부 소식통이 4일 전했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검덕광산(검덕광업연합기업소)에서 노력영웅 칭호까지 받은 용양광산 제2갱장이 은퇴 후 생활고에 시달려 제1급 국기훈장을 팔아먹은 사실이 들통나 공적 박탈과 호된 비판사업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국기훈장은 정치, 경제, 군사 등 각 분야에서 탁월한 공적을 세운 개인 또는 단체에게 수여되며, 공훈 실적에 따라 1∼3급으로 나뉜다. 공화국 영웅 호칭에 따른 훈장이나 김일성 훈장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개인에게 상당한 영예와 부상이 뒤따른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명예갱장은 현직 갱장으로 일하면서 아연 등 금속 생산에 기여한 공로로 노력영웅 칭호와 국기훈장 1급을 받았지만 은퇴 후 명예갱장이라는 이름만 있을 뿐 보름치 배급 외에는 다른 혜택은 받지 못했다.

이 명예갱장은 본인과 광산에서 일하는 자식들의 생활이 어려워지자 평소 알고 지내는 50대 돈주에게 1급 국기훈장을 넘기고 쌀 20kg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훈장을 사들인 돈주가 집을 방문한 지인들에게 국기훈장을 보여주면서 사달이 났다고 한다. 이 돈주는 호기심과 훈장 소유 욕심 때문에 1급 국기훈장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소문이 꼬리를 물어서 결국 광산 당위원회에까지 보고가 됐고, 즉시 국기훈장을 회수하고 이 갱장의 모든 명예와 훈장을 박탁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말했다.

도당 차원에서 비판 사업이 진행되면서 이 전직 갱장은 도당에 불려나가 ‘형편이 어려워 잘 먹지 못하다보니 정신이 헛돌아 큰 죄를 지었다’고 빌었고, 당위원회에서도 그동안의 공적과 나이를 고려해 범죄 처분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소식통은 “여생이 얼마 남지 않아서 교화소에는 가지 않았지만 평생 명예를 쌀 20kg에 날려버린 것에 주변에서는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인다”면서 “현직에서 큰 공적을 쌓아도 은퇴하면 배급도 제대로 못 받는 현실을 보여준 사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