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도 삼천 담배농장 뙤약볕 담뱃잎 수확에 중학교 학생들 동원

무더위에 체력 뒷받침할 식사 준비 난제…6만 원에 동원 면제로 해결

북중 국경지역에서 포착된 트럭에 탄 북한 학생들. 어디론가 동원되어 가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강동완 동아대 교수 제공

한 여름 담뱃잎 수확기가 도래하면서 폭염 속에서 중학교 학생들을 담배농장에 동원하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17일 전했다.

황해남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에 “삼천 담배농장에서 담뱃잎 추수를 위해 농촌지원을 미리 조직해 방학 중인 학생들을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원된 학생들은 약 20일간 농장에 거주하며 담뱃잎 따기와 운반, 건조와 관련된 일을 하게 된다.

황해남도 삼천 담배농장은 기업소 수준으로 농장 규모를 갖추고 군내 연평리와 괴정리 등에서 담배의 원료인 연초를 대규모로 생산하고 있다. 북한에서는 십대 중학생까지 모내기철 등에 농사일에 동원하고 있지만, 담배수확은 노동의 강도가 훨씬 세다고 탈북민들은 말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황해남도 삼천군은 이달 10일부터 본격적인 담뱃잎 따기와 건조 작업을 시작했고, 여기에 필요한 노력을 채우기 위해 사전에 고지한 대로 학교별로 중학생들을 수확 작업에 동원하고 있다.

담배 따기 작업은 7월 중순부터 9월까지 이어지는데 총 네 차례로 나누어 학생들을 동원할 계획이다. 9월에는 담배 작물의 키가 커지기 때문에 대학생을 동원할 예정이라고 한다.

소식통은 “이번 농촌지원 기간에 가장 애로가 되는 것은 매 학생들의 한 달간 식량과 부식이고, 물도 자주 공급해줘야 한다”면서 “양식의 일부는 당국이 대주는데 나머지는 학생들 자체 부담이라 학교 측에서 개인당 3만 원을 준비하라고 통보했다”고 말했다.

학교 측에서는 농촌동원에 오면서도 식사비용을 마련하지 못한 학생들을 위해 돈 있는 집안 학생들에게 6만 원을 내면 동원을 면제해주고 있다고 한다. 돈 있는 사람은 동원에 빠진다는 볼 멘 소리도 나오지만 생활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궁여지책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전체 학생들의 식비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학교 측도 추가 지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방안을 짜내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또한 담임교사의 식사비용 마련도 필요하다.

소식통은 “삼천군은 돈 있는 사람보다 없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농촌 지원 때마다 양식을 마련할 돈이 항상 걱정”이라며 “결국 다른 학생들과 식사를 나눠 먹거나 농장에서 일부 보조를 해야 한다. 올해도 작년보다 사정이 나아지지 않아 학교 교원(선생)들이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