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다중임무’ 안보협력관계로 변화 필요”

한국과 미국의 안보 전문가들은 18일 한미동맹의 미래비전으로 ‘다중임무를 수행하는 동반자적 안보협력관계의 제도화’를 제시했다.

한국의 동아시아재단과 연세대학교 통일연구원, 외교안보연구원과 미국의 윌리엄 앤 메리 대학 등이 공동 주최하는 ‘한미전략포럼’은 이날 오전 서울 시내 프레스센터에서 ‘한미전략포럼 보고회’를 갖고 “최근 대내외적 정세 변화는 반세기 동안 지속돼온 한미동맹 관계의 미래지향적 변화라는 새로운 과제를 부과하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포럼 참가자들은 “한미동맹이 지난 반세기 동안 한반도와 동아시아 지역의 안정과 평화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 공감하는 동시에 최근 지역정세 변화와 전 세계적으로 대두하고 있는 안보적 도전들로 인해 전통적 의미의 한미동맹관계가 중대 기로에 서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특히 동북아시아 지역의 주요한 정세 변화로 ▲중국의 부상으로 인한 미.중 간의 전략적 의구심과 경쟁의 확대 ▲한국의 성장과 번영으로 인한 독립적 외교안보 정책 추구 ▲일본의 보통국가화로 인한 주변국들의 우려 ▲러시아 외교 안보정책의 독립적 성향 강화 ▲미국의 전략적 이해의 변화로 인한 한국의 역할 변화에 대한 요구 ▲초국가적 과제들의 부상 등을 거론했다.

이에 따라 바람직한 미래 한미동맹 관계와 관련, 한미전략포럼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역 및 지구적 차원에서 새롭게 부과되고 있는 안보적 도전에 대처할 수 있도록 다중임무(multi-tasking)를 수행하는 동반자적 협력관계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참가자들은 이어 “과거 한미동맹관계가 보호-피보호 관계였다면 미래에는 대등하고 동등한 관계로 재정립돼야 한다”며 “전략적 우선순위가 변함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한국의 안보에 대한 공약을 재확인해야 하며 한국에 대한 주한미군의 규모를 적어도 2만5천명 수준에서 유지할 것을 공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북한에 대한 이견 축소, 중국에 대한 공동의 접근방법 개발, 새로운 안보 메커니즘의 발전을 위한 공동의 노력 등 한.미 간에 공유할 수 있는 전략비전을 개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이런 한.미 간의 미래전략 비전은 환경악화, 전염성 질병의 확산, 에너지 안보와 보전, 대량살상무기의 확산 및 다양한 불법 행위에 대처할 수 있는 체제의 구축과 같은 공동의 의제를 포함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럼은 이어 “구체적으로 북한, 중국, 새로운 동맹의 임무, 지역안보 협력, 무역, 국내여론 등 6개 분야에서 한.미 간 공동의 전략비전을 발전시키는 것은 안보측면에 있어서의 동맹강화는 물론이고 미래 지향의 동반자적 동맹관계의 강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보고회는 2005년부터 서울과 워싱턴에서 4회에 걸쳐 개최된 회의의 중간결산회의다.

한미전략포럼에는 한국에서는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장관, 하영선 서울대교수, 이수훈 동북아시대위원장 등 20여 명의 학자와 전문가, 미국 측에서는 아론 프리드버그 프린스턴대 교수, 에번스 리비어 코리아 소사이어티 회장, 마이클 그린 조지타운대 교수 등 9명이 참석해왔으며 문정인 연세대 교수와 미첼 리스 윌리엄 앤 메리대학 부학장, 존 아이켄베리 프린스턴대 교수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