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젱킨스 이달 중 고향방문”

40년전 주한 미군으로 복무하던 중 탈영해 월북했던 찰스 로버트 젱킨스(65)씨가 빠르면 이달 중으로 노스캐럴라이나 주에 있는 고향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5일 보도했다.

RFA는 미국에 있는 젱킨스씨 가족의 한 측근의 말을 인용, 지난해부터 일본에 정착해 살고 있는 젱킨스씨가 40년만에 고향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고향방문에 관여하고 있는 한 관계자도 고향 방문이 이달 중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RFA는 전했다.

RFA에 따르면 젱킨스씨는 일본주재 미 대사관에 미국 여권을 신청했으며 이번 방문에 일본내 가족과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은 4일 정례 기자브리핑에서 젱킨스씨의 고향방문과 관련, “한 개인의 사생활 문제”라며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를 거부하는 등 미 당국은 그의 여권 발급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그의 미국내 가족은 그의 방문 소식을 반기면서도 여전히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젱킨스씨의 여동생 팻 해럴은 RFA와 전화인터뷰에서 “오빠의 방문에 대해 정확하게 아는 것이 없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가족들 모두 마음을 설레며 오빠를 하루빨리 만나기를 바라고 있다”며 상봉의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젱킨스씨를 누구보다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은 올해 91세의 어머니로, 고령에도 불구하고 건강상태가 양호한 편이며 현재 노스캐럴라이나 로아노크 래피즈라는 작은 시골마을의 한 양로원에서 아들을 기다리고 있다.

동생 해럴은 오빠가 전화 통화를 할 때마다 어머니를 만나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다며 이번에 미국에 오는 가장 큰 목적도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노스캐롤라이나 리치 스퀘어 태생의 젱킨스씨는 주한 미군으로 근무하던 1965년 부대를 이탈해 북한으로 넘어간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1월 군사재판에서 금고 30일과 불명예 제대 판결을 받았다.

젱킨스씨는 북한에서 일본인 아내 소가 히토미(46)씨와 결혼해 두 딸을 뒀으며 제2차 북ㆍ일 정상회담(2004.5)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합의에 따라 지난해 7월 일본으로 귀환, 현재 아내의 고향인 니가타(新潟)현 사도(佐渡)에 정착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