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포로, 납북자 생사확인 꼭 받아내라”

▲ 19일 납북자단체 대표들과 남측 적십자사 수석대표의 면담

납북자 및 전쟁포로 문제 해결을 위해 23일 금강산에서 개최되는 제6차 남북적십자회담을 앞두고 납북자 관련단체들이 1적십자사를 방문, 회담 관계자들이 납북자 문제 해결에 분명한 성과를 가져올 것을 촉구했다.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사무총장과 <납북자 가족모임> 최성룡 대표는 19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를 방문, 장석준 사무총장과 면담을 갖고 “이번만큼은 북측에 납북자와 국군포로들의 생사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달라”고 촉구했다.

납북자 단체는 이번 적십자 회담에서 북한 당국이 ‘전쟁중 실종자’로 회담 의제를 제한하고 납북자 문제를 제외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날 오전 모친상을 당한 최대표는 “어머니가 돌아 가시기 전에 아버님의 생사라도 확인시켜드리고 싶었는데,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어머니도 지난 2002년 제 4차 이산가족명단에 포함되었지만, ‘확인 불가능’이란 답변만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8.15행사는 북측 인사들을 초대해 거창하게 치루고, 납북자나 국군포로 등 자국민들의 생사확인에는 성과 없는 정부의 모습을 보고 실망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한편 최대표는 “최근 한국에 들어온 납북 어부 고명섭씨도 북측이 처음에는 ‘확인불가능’으로 통보했던 사람이었다”고 지적하며 “이런 경우에 비춰보더라도 납북자와 국군포로에 대한 생사확인 여부를 북측에 강도 높게 요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 회담 성과 거둬오길

장 총장은 “회담에 앞서 자세한 이야기를 할 수 는 없지만 최선을 다해 노력할 테니, 여러분들이 뒤에서 많이 뒷받침 해주길 바란다”며 구체적 대답을 회피했다.

이에 도 총장은 “납북자 단체들은 다음 주 열리는 적십자 회담에 대한 기대로 8.15 민족대축전 때에도 행사가 제대로 진행되도록 협조한 것”이라며 “정부가 구체적으로 어떤 전략을 가지고 이번 회담에 임할 것인지 설명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달 23~25일까지 금강산에서 열리는 제6차 적십자 회담은 지난 6월 제15차 남북장관급 회담 당시 ‘전쟁 시기에 생사를 알 수 없게 된 사람들의 생사를 확인하는 등의 인도적인 문제’들을 협의하기 위해 8월 중 적십자 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한편, 남북이 합의한 사안이 북측의 요구에 따른 ‘전쟁시기’에 국한됨으로써, ‘전쟁 전후‘에 발생한 납북자 문제는 난관에 부딪힐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납북자와 국군포로의 존재를 인정해 오지 않았던 북한이 이번 회담에서는 어떤 입장을 취할지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통일부 관계자는 “이번 적십자 회담을 통해 전쟁 중은 물론이고 전쟁 이후 행방불명자까지 논의에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면담을 마친 도총장은 “회담에 관련한 구체적 내용은 듣지 못했다”면서 “우선 적십자 회담 결과를 기다린 다음 가족들과 상의를 거쳐 이후 대책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납북자 가족들은 지난 2003년에도 납북자와 국군포로를 해결하기로 합의했었지만, 이후 진전된 사안이 없다며 이번 회담도 말뿐인 회담으로 끝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현재 북한에 생존해 있는 국군포로는 538명, 또 전후 납북자는 486명으로 파악하고 있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