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함북도 주민에 잣·도토리 과제…상당한 계획량에 부담 증가

북한 양강도의 한 농촌마을 뒤로 잣나무림(빨간 원)이 보인다. /사진=데일리NK

북한 양강도와 함경북도 주민들에게 인민생활 향상을 명목으로 한 개인별 잣, 도토리 과제가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13일 데일리NK에 “정부가 잣 임지가 풍부한 양강도와 함경북도의 여러 지방들에 인민 식료품 생산용이라면서 잣, 도토리를 과제를 내렸다”며 “세대당도 아니고 개인당 부담으로 과제가 떨어져 주민들의 불만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북한은 잣나무와 도토리나무 임지가 많은 양강도나 함경북도에 해마다 조직별, 세대별로 적지 않은 분량의 잣과 도토리를 바치도록 하고 있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과제를 내려 주민들의 부담이 한층 증가하고 있다.

소식통은 “정부는 농촌의 가을걷이도 중요하고 산에 황금 열매들도 익는 족족 다 거둬들이는 문제도 중요하다면서 밀수나 수출을 억제하고 인민생활에 필요한 식료품 생산기지들에 보낼 자체 원료들을 기회를 놓치지 말고 확보해야 한다는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국경봉쇄로 잣 수출이 제한되고 있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이전보다 계획량을 늘여야 한다면서 실제 양강도 삼수·김정숙군, 함경북도 새별군 등 임지가 조성된 지역들에 계획량을 높였다는 전언이다.

그러면서 북한은 올해 계획을 잘해야만 이듬해 잣 임지 분할 때 개인별로 할당받을 수 있다는 조건을 내세웠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소학교 1학년생부터 나이대별로 1인당 잣 6kg 이상 도토리 10kg 이상을 바치라는 과제가 내려와 학교들에서는 오전에는 수업하고 오후에는 잣이나 도토리를 따러 산에 들어가도록 조직사업을 하고 있다”며 “대학생들의 경우에는 1인당 잣 20kg, 도토리 30kg로 훨씬 많은 계획량이 내려왔는데 지금 위에서는 이를 무조건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주민들은 “세대별 부담도 아니고 개별 몫으로 아이들부터 어른들까지 엄청난 계획량을 내걸었다” “지금과 같이 어려운 시기에도 요구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등 비난의 목소리를 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한편 북한은 양강도나 함경북도의 잣나무, 도토리나무 임지가 많은 시·군뿐만 아니라 함경남도 함흥시나 평안남도 평성시와 같이 임지가 거의 없는 다른 시·군들에서도 개인별 잣, 도토리 과제를 내려 주민 불만을 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