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원들, 길거리 장사 단속에 혈안…노점상 “역적질이라도 했나”

북한 평안남도 순천 지역의 풍경. 장사꾼들이 길거리에서 물건을 내놓고 판매하고 있다. /사진=데일리NK 내부소식통

북한 양강도 안전국의 안전원들이 길거리 노점상 단속에 혈안이 돼 닥치는 대로 잡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29일 데일리NK에 “지난 24일 혜산시 혜흥동에서 길거리 노점상들과 안전원, 규찰대원들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벌어졌다”며 “이 같은 일은 현재 매일 같이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길거리 노점상들은 하루 식량을 해결하기 위해 북한 돈으로 15만 원 미만의 금액을 가지고 나와 골목 어귀에서 잡화나 음식을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안전원들은 이렇게 길거리에서 판매하는 행위를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단속하며 물건들을 죄다 압수하고 있다.

노점상들의 하루 평균 수입은 2000~4000원 정도지만, 압수당한 물건을 찾으려면 하루 수입의 2배 이상인 최소 5000원에서 최대 1만 원의 벌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단속에 걸려 벌금을 내면 온 집안이 굶어야 하는 형편이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이 같은 실정에 노점상들은 길거리에서 물건을 팔다 단속원들이 나타나면 어떻게든 잡히지 않으려 달아나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앞서 22일에는 혜산시 혜산동의 최 모 씨(43세)가 골목에서 남새(채소) 장사를 하다가 단속되는 일도 발생했다.

당시 최 씨는 “지금 막 나오는 길이라 돈이 없다. 물건을 파는 즉시 벌금을 물겠으니 한 번만 봐달라”고 사정했으나, 단속원들은 “벌금 물 돈도 없으면서 왜 장사를 하느냐. 우리도 단속하러 다니기 힘들다”며 비아냥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최 씨는 “오늘 벌지 못하면 온 집안 식구가 굶어야 해 당신 같은 사람들한데 수모를 받아 가며 죽기 살기로 새벽부터 저녁까지 장사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역적질이라도 했느냐, 왜 장사도 맘 놓고 못하게 하느냐”며 울분을 토로했다는 전언이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최근 안전원들의 행태를 보면 지난 4월 내려진 길거리 장사 소탕 지시를 명목으로 노점상들에 대한 단속에 혈안이 돼 있다”면서 “국경봉쇄 장기화로 주머니가 홀쭉해진 안전원들이 노점상들을 단속하고 벌금을 물려 담배 벌이라도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