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라이스는 독재국가 하수인”

‘폭정의 전초기지’ 발언의 주인공인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에 대한 북한의 비난과 폄하가 도를 더해가고 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16일 라이스 장관을 “세계 최대 폭정ㆍ독재국가의 하수인”이라며 “정치 논리도 없는 이런 여자는 우리가 상대할 대상도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라이스 장관이 백악관 안보담당 특별보좌관에 지명된 때부터 강도 높은 비난을 쏘아 댔다.

평양방송은 2001년 4월 12일 ‘몹쓸 자식’이라는 만필(漫筆)을 통해 조지 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을 비꼬면서 “국가안보담당 대통령 보좌관으로 등용된 라이스란 여자는 이전 부시 행정부에 복무하면서 부시의 손발이 돼서 소련과 동유럽 사회주의 나라들을 붕괴시키는 실적을 올린 매파 인물”이라고 꼬집었다.

평양방송은 이어 “라이스가 부시 행정부의 안보정책은 평화를 지킬 수 있도록 미군을 강화하고 동맹국들을 강력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여성의 체모에 어울리지않게 캥캥거렸다”고 말했다.

이후 라이스 보좌관은 ‘미 호전분자’의 한 사람으로 어김없이 북한 언론에 오르내렸다.

조선중앙방송은 같은 해 8월 13일 “라이스가 평양이 상용 무력축감 협상을 거절하면 대화를 재개할 의향이 없다고 떠벌렸다”며 “라이스의 발언은 명백히 우리를 해치기 위해 속에 칼을 품은 소리”라고 말했다.

또 조선중앙텔레비전은 2002년 2월 10일 “미제의 두목 부시의 전쟁 광기에 발맞춰 그의 졸개들도 덩달아 날뛰면서 반공화국 압살 폭언을 거리낌없이 늘어놓고 있다”며 “안보담당 특별보좌관의 벙거지를 쓰고 있는 라이스는 그 중 한 인물”이라고 지목했다.

중앙TV는 “꼴뚜기가 뛰니까 망둥이까지 뛴다더니 부시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날치니까 치마 두른 라이스까지 그 모양인 것 같다”고 비꼬았다.

북한은 계속해 라이스 보좌관을 ‘부시의 졸개’, ‘심복’, ‘핵 미치광이’, ‘전쟁 광신자’ 등으로 표현했다.

특히 라이스 국무장관 지명자가 지난 1월 상원 청문회에서 북한과 쿠바, 벨라루시, 짐바브웨, 미얀마 등을 ‘폭정의 전초기지’라고 부르면서 북한의 공세는 더욱 불을 뿜었다.

통일신보(1.29)는 “감히 일부 나라들을 거들면서 ‘폭정의 전초기지’라고 하는 것이야말로 언어의 희롱이고 세계적으로 저주받을 제2의 ‘악의 축’ 발언”이라고 비난한 데 이어 줄곧 발언 철회와 사과를 요구했다.

지난 4년 동안 꾸준히 쌓인 라이스 장관에 대한 북한의 악감정은 ‘폭정의 전초기지’ 발언으로 폭발에 이르러 북한과 미국의 대립이 첨예화되고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