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차석대표회의…절충 계속

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6개국은 제4차 6자회담 11일째인 5일 다각적인 양자접촉을 통해 핵심쟁점에 대한 조율을 시도했다.

북미 양국은 이날 오전 차석대표인 리 근(李 根) 외무성 미국국장과 조셉 디트러니 대북 협상대사 간에 1시간 가량 집중적인 협의를 한데 이어 한미, 남북, 미중, 일중간 수석대표간 회동을 통해 의견을 교환했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송민순(宋旻淳)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평화적 핵활동 뿐아니라 핵폐기 범위에 대해 구체적으로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데, 의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며 “좁혀질 가능성이 없는 게 아니어서 타협을 보도록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송 차관보는 “협상 결과의 내용은 가급적이면 모호성이 없는 게 좋다”며 “분명한 방식으로 전혀 타협이 되지 않을 때는 불가피하게 모호성도, 우리는 그런 것을 창의적 모호성이라고 하는데, 그런 게 과연 필요할 지 이 것도 지금 단계에서는 말할 수 없고 조금 더 협상을 해봐야 겠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합의는 우리의 국익과 일치돼야 한다”며, 북한의 평화적 핵이용 주장에 대해 “과거 몇년을 돌이켜 볼 때 (북한이) 연구용 원자로를 몇 주내에 핵무기 생산용 시설로 전환시켰던 사례를 보면서 우려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톰 케이시 미 국부부 부대변인이 4일(현지시간) ‘북한이 민수용이라고 말하는 핵시설도 보유해선 안된다는 미국 입장의 근거가 뭐냐’는 질문에 “원칙 선언문엔 일정한 적확성과 명료성이 있어야 한다”며 “북한은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한 척 하고 우리는 그것을 믿는 척 하는 상황이 돼선 안된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의 김계관 수석대표는 “우리가 비핵화하자는 것은 평화적 핵활동을 하자는 것이며 세상의 모든 나라는 평화적 핵활동의 권리를 갖고 있다”고 강조하고, “전쟁패전국도 아니고 죄지은 것도 아닌데 왜 핵 활동을 할 수 없나”하고 밝힌 바 있다.

의장국인 중국은 양자접촉을 통해 핵심쟁점에 대한 의견접근이 이뤄질 경우 수석대표회의 등을 열어 합의문 타결을 시도한다는 방침이며, 공동문건을 작성하는 작업도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중국이 만든 공동문건 제4차 수정안을 그대로 수용키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이를 반영한 공동문건 5차 수정초안이 나올 수 있을 지 여부와 이를 바탕으로 이견 절충을 위한 수석대표회의 열릴 수 있을 지가 주목된다./베이징=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