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 높아…폼페이오 조기 방북도”

中 시진핑, 조기 방북 부담 높지만 가능성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북미 양측이 현재의 협상국면을 이어가는 측면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은 11일 서울 종로구 세종클럽에서 ‘북한 정권수립 70주년 행사 특징 및 향후 관심 포인트’라는 제하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의 협상국면이 깨지는 것은 북미 두 정상 모두에게 정치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라며 “정상회담에 대한 애착과 필요성이 높다는 측면에서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부원장은 “알다시피 지금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국면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신고약속과 종전선언 로드맵에 북미가 타협을 이룬다면 비핵화에서의 신뢰를 형성하는 중요한 합의가 될 것이고, 초기 로드맵에 북미가 합의한다면 앞으로의 비핵화 협상이 진전될 가능성이 높다”고 부연했다.

특히 이 부원장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임명에 대해 “비건을 통해 북한과 협상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인사조치”라며 “그가 비즈니스맨 출신임을 고려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하부 단위에서 계속 발생하는 교착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비장의 카드로서 비건 특별대표를 내세웠다고 본다”고 견해를 밝혔다.

아울러 이날 전략연은 북한이 지난 9일 열린 열병식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공개하지 않고 대미 비난을 자제하는 등 대외적으로 유화적인 메시지를 발신함에 따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조기 방북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따라 전략연은 폼페이오 장관이 오는 18~20일 예정된 남북정상회담과 이달 말 뉴욕에서 개최되는 유엔총회 계기 한미정상회담 사이 방북할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략연은 이날 간담회에서 올해 네 번째 북중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미국이 북한 비핵화 문제에서의 중국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이른 시일 내 북한을 방문하기는 부담이 있으나, 최근의 북중관계 긴밀화 추세를 고려하면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략연의 평가다.

이와 관련해 이 부위원장은 “최근 미중관계를 보면 무역전쟁에서 중국이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이고, 시 주석의 방북도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압박에 의해 무산됐다”면서 “미국의 중국책임론을 불사하고 북미정상회담 전에 북중정상회담을 또 개최할 것인지 관심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으나, 전반적으로 중국이 약세로 돌아서는 상황에서 부담이 많이 가중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밖에 최용환 전략연 책임연구위원은 “북중정상회담은 시기의 문제가 아니라 상황의 문제”라며 “시 주석이 간다면 북한에 줄 선물이 있어야 하는데, 비핵화 프로세스와 연관이 돼 있고 그것이 진전돼야만 시 주석이 갈 수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