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초소’ 시장 설치에 주민들 “체온계로 감염자 선별?”

기업소에서도 매번 열과 마스크 검열...당국의 '코로나 0명' 주장 의구심 증폭

북한 헤산 지역에 설치된 ‘방역 초소’ 모습. /사진=데일리NK

북한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초특급 방역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각 지역 시장 입구에 방역초소를 설치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1일 데일리NK에 “지난해 말 상부의 지시에 따라 회령시를 비롯한 곳곳 시장에서 코로나 방역초소를 새로 세웠다”면서 “이 초소는 시장 입구에서 열을 재고 손 소독을 진행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시장 방역초소 운영은 시장관리소가 맡았다. 관리원들이 3인 1조로 흰 위생복을 입고 코로나 방역 작업에 동원된 셈이다.

이들은 또 시장에 입장하는 상인과 주민들이 2m 정도 떨어진 상태로 고열 체크를 받게끔 유도하고 있다. 아울러 시장 안에 있는 인원들이 가까이 붙지 않도록 지속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또한 방역 초소에는 수칙이 적혀 있는 포고문과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를 막기 위한 투쟁에 한 사람 같이 떨쳐나서자’라는 선전 문구도 부착해 놨다고 한다. 이 또한 방역에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의도다.

아울러 이달 7일부터는 시 사회안전부 등 사법 기관과 공장 기업소에도 코로나19 방역초소를 설치됐다. 여기에서 직일관(당직을 서는 인물)이나 경비원이 출퇴근하는 인원의 고열 및 마스크 착용 여부를 체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북한은 지난해부터 각 지역에 방역초소를 확충하고 지역 간 이동을 차단해왔다. 또한 최근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라도 출장증명서와 코로나19 검진확인서를 지참해야 될 만큼 기준이 높아졌다.

소식통은 “이제는 주민들의 삶의 현장인 시장과 직장에도 방역 초소를 설치해 비루스 방역 공간은 점점 넓어지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당국의 ‘코로나 환자 0명’이라는 선전에 대한 신뢰도는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주민들이 “방역초소 체온계에 의존하여 감염자를 선별하려는 건가” “실제로는 코로나 검진을 할 수 있는 의료 설비가 아예 없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