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배로 뛴 파철가격에 북한 주민들 “먹고 살기도 힘든데…”

평안남도의 한 주민이 마을을 배회하며 담배꽁초를 줍고 있다. /사진=데일리NK 자료사진

최근 북한에서 파철(破鐵) 가격이 배로 뛰어 당국이 제시한 파철수집 과제를 수행해야하는 주민들이 곤경에 처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14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과도한 과제로 인해 파철 가격이 배(倍)로 올랐다”라며 “파철 가격이 배로 오르면서 주민들 사이에서 ‘먹고살기도 힘든데 해마다 달마다 떨어지는 사회적 과제 때문에 필요 없는 지출까지 해야 하니 허리가 휜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에는 당국이 ‘국가파철수매 계획과제 외에 (파철을) 더 내라’고 요구하면서 파철 수요가 증가, 가격이 점차 오르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또한 소식통에 따르면 과거에는 돈을 들여 ‘파철수매증’을 구입해 대신 제출하는 꼼수도 통했지만, 근래에는 당국이 현물만을 취급해 이마저도 용납되지 않고 있다. 파철수집에 어느 정도 성의만 보이면 적당히 넘어가던 이전과 달리 지금은 철저하고 엄격하게 감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주민들이 파철을 마련할 원천이 점점 고갈돼 공장의 설비나 기계부품을 뜯어내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으며, 이는 현재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까지 불거지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 가운데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강철전선을 힘있게 지원’, ‘군중적운동으로 많은 파철을’, ‘금속공장들에 더 많은 파철을’이라는 제목의 기사들을 지속적으로 내보내며 주민들의 파철모으기를 적극 선동하고 있다.

실제 노동신문은 지난달 29일 1면에 관련 기사를 싣고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목표수행 증산돌격운동으로 들끓고 있는 금속공장들에 더 많은 파철을 보내주기 위한 사업이 전사회적으로 활발히 벌어지고 있다”며 “지난 3, 4분기에 전국각지의 일군(일꾼)들과 근로자들은 계획보다 많은 양의 파철을 모아 여러 금속공장들에 보내준 기세를 늦추지 않고 강철전선지원사업에 계속 큰 힘을 넣고있다”고 보도했다.

그보다 앞선 지난달 5일에는 ‘애국심의 무게’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위대한 장군님(김정일)께서는 파벽돌과 파철의 무게는 결국 나라에 보탬을 주려는 애국심의 무게와도 같다고 힘주어 교시하시었다”며 파철수집의 당위성을 설파하기도 했다.

이는 ‘국가적 경제계획 목표를 수행하기 위한 정치지원사업’이라는 명목으로 주민들의 적극적인 파철수집을 독려하고 성과를 내기 위한 의도가 깔려있는 것으로, 만성적인 원료 및 물자 부족 문제를 군중동원으로 해결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