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 ‘정통성’…분단은 北 책임”

“아직도 ‘햇볕정책’이 기대한 북한의 개혁·개방은 이뤄지지 않았고, 개인의 정치적 권리와 경제활동의 자유도 보장되지 않았다”(250쪽)

“현재 북한 체제를 떠받드는 유일한 힘은 선군정치의 폭력”(301쪽)

현행 역사교과서가 대한민국 60년사를 부정적으로 서술하는 등 ‘좌편향’의 문제점을 지적해왔던 뉴라이트 계열의 교과서포럼이 3년간의 작업 끝에 ‘대안 교과서 한국 근·현대사(기파랑)’를 출간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대안교과서의 가장 큰 특징은 대한민국 건국의 역사를 부정적으로 다룬 현행교과서와 달리 “해방의 진정한 의미는 1948년 자유,인권,시장 등의 인류 보편의 가치에 입각하여 대한민국이 세워짐으로써 비로소 확보될 수 있었다”며 ‘정통성’을 강조했다.

또한 대안교과는 현행교과서와 달리 남북 분단의 책임이 북한에게 있음을 분명히 하면서 “6·25전쟁은 남침전쟁이었다”고 기술하고 있다.

이와 관련, 대안교과서는 “1945년 9월 소련 스탈린이 북한 군정에 독자 정권 수립을 지시한 뒤 1946년 북한 임시인민위원회가 무상몰수와 무상분배를 골자로 하는 토지개혁을 시행했다”며 단독정부 수립을 먼저 추진한 북한에 분단의 책임이 있다고 봤다.

반면 현행교과서는 분단의 주요 책임을 남한에 진주한 미군정과 이승만 초대 대통령을 비롯한 대한민국 건국세력에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대안교과서에는 붕괴 이후 공개된 소련의 공문서에 기초해 ‘6·25전쟁이 국제 공산주의세력과 북한이 남한을 공산화하기 위해 감행한 무력 침입에 자유와 인권을 지켜낸 전쟁’이라고 했다. 6·25전쟁은 김일성의 수차례에 걸친 건의와 소련의 스탈린과 중국의 마오쩌뚱의 결정으로 발생했다는 것.

이는 현행교과서에서 ‘미국에 식민지적으로 종속된 남한 사회의 내부 모순이 폭발하여 발생한 것’이라는 이른바 수정설과는 상반된 주장이다.

특히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에 있어 대안교과서는 “현행 교과서는 분단체제론에 입각하여 지난 60년의 남한 현대사와 북한 현대사를 동등한 비중으로 서술하고 있다”며 “통일지상주의에 경도되어 자유와 인권을 억압하고 있는 북한 체제에 대한 비판 의식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건국사에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과 단계적 이행과정이 필요하다며 이승만 초대대통령을 비롯한 건국세력에 대해 공로를 적극 평가했다. 또한 5.16에 대해 “일부 군부 세력이 헌법 절차를 거쳐 수립된 정부를 불법적으로 전복한 쿠데타”라고 규정하면서도 박정희 대통령의 집권기를 ‘근대화혁명의 출발점’이라고 평가했다.

식민지 시기에 대해서 “일제의 한국지배를 한국인의 정치적 권리를 부정한 폭력적 억압 체제였다”고 서술하면서도 “근대 국민국가를 세울 수 있는 사회적 능력이 두텁게 축적되는 시기”였다고 규정하는 등 역사학계의 전통적인 인식과 다른 관점을 담고 있다.

이처럼 대안교과서가 현행교과서와 역사 인식이 대해서는 교과서포럼 측은“지금까지 한국 근현대사는 민족주의사관과 분단체제론에 입각해 대한민국 수립을 잘못된 일로써 대한민국의 출발을 불행한 일로 바라본 점 ▲지난 60년의 건국사를 부정적 시각으로 만 바라보고, 대한민국의 정치, 사회, 경제, 문화의 단계적 성장과 발전에 대해서는 인색한 평가를 했다는 점 ▲ 건국사의 기본 줄기를 4·19(1960)→6·3(1964)→5·18(1980)→6·10(1987)으로 이어진 민중민족 중심의 민주화운동의 역사로만 인식하려 해 건국사의 전 과정을 포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006년 11월에 나온 대안교과서 시안에서 4.19를 ‘학생운동’으로 표현하자 이후 열린 ‘대안교과서 심포지엄’에서 4·19관련 단체 회의들의 폭력사태가 발생해 포럼이 무산된 적이 있다. 때문에 이번 대안교과서 출간으로 기존 역사 해석과 많은 차이를 보여 온 관련 단체들과의 마찰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교과서포럼은 “우리는 우리의 사실인식이나 역사해석이 완전하다고 믿지 않는다”며 앞으로 제기되는 모든 종류의 비판에 대해 토론과정과 시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두 줄이나 몇 마디의 단어로 단편적으로 인용되며 규정되는 것을 사양하고 싶다”며 앞으로의 책에 대한 비판이 큰 줄기 차원에서 생산적으로 전개되길 희망했다.

이번 대안교과서 집필에는 이영훈 서울대 교수, 김재호 전남대 교수, 주익종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 김용직 성신여대 교수, 김일영 성균관대 교수, 김영호 성신여대 교수, 김광동 나라정책연구원장, 김세중 연세대 교수, 박효종 서울대 교수, 김종석 홍익대 교수, 전상인 서울대 교수, 김영환 시대정신 편집위원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