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준 시스템 갖추는 北 영재학교

북한이 최고 영재교육기관인 평양제1중학교의 교육시스템을 대학 수준으로 조정해 나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북한의 조선중앙방송은 13일 평양제1중학교 교사인 윤두성.리정수씨와의 인터뷰를 소개하면서 윤씨가 ’강좌장’이자 석사이며 리씨 역시 석사라고 소개, 이 학교에 강좌가 설치돼 있고 교사 상당수가 학위를 갖고 있음을 전했다.

북한에서 강좌란 고등교육기관이나 김일성고급당학교 같은 간부양성기관들에서 한개의 학과목 또는 서로 연관된 몇개 학과목을 합쳐서 설치하는 것으로 강좌장은 강좌의 책임자를 말한다고 조선말대사전은 밝히고 있다.

즉 강좌는 지금까지 대학에만 설치돼 있었고 중학교 같은 보통교육기관에서는 전혀 없었다.

대신 중학교에서는 학과목에 따라 ’화학분과’, ’수학분과’ 등으로 나누고 분과의 책임자를 분과장으로 지칭해 왔다.
아울러 종전까지 북한의 초.중학교에는 석.박사 학위를 가진 교사가 거의 없었다.

중학교 교사가 논문을 써서 학위를 받는 풍토가 장려되지 않았고 학위는 대학과 연구기관 종사자에게나 해당된 것으로 인식돼 왔다.

영재교육을 국가의 중요한 과학기술 발전 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북한이 영재학교의 특성에 맞게 교육내용의 전반을 대학 수준으로, 교사들의 실력 역시 대학교수의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이 같은 교육시스템을 갖춰나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의 첫 영재학교인 평양제1중학교(1984년 설립)는 지능시험을 거쳐 각지에서 선발된 학생 가운데 다시 예비고사와 본고사를 통해 120여명 가량을 뽑는 과학영재 교육기관으로 교사 상당수가 김일성종합대학, 김책공업종합대학 같은 유수 대학 출신이다.

이 같은 교육시스템이 각 도.시.군(구역)의 영재학교인 제1중학교들에도 도입되고 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 점차 확산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북한은 1980년대부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영재교육에 국가적인 힘을 집중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영재교육의 중심을 ’후천적 교육’이 아닌 ’선천적 재능’을 가진 어린이를 선발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등 실리 중심으로 가고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