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생일’ 기념행사, 올해도 코로나에 축소·취소될 조짐

소식통 "노래모임 등 행사 연습하는 단위거의 없어"…주민들 조용한 2·16 내심 반기기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2월 16일 광명성절을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의 최대 명절 중 하나인 김정일 생일(2월 16일, 광명성절)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올해에도 이를 경축하는 행사들이 축소되거나 취소될 듯한 모양새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12일 데일리NK에 “일부 단위들이 행사 준비는 하고 있으나,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 때문인지 간단하게 하려는 모양”이라며 내부의 분위기를 전했다.

그동안 김정일 생일에는 정례적으로 하루 전날(15일) 개최되는 중앙기념보고대회를 비롯해 각종 전시회와 체육경기대회, 노래모임, 예술공연 등의 행사가 진행돼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진 지난해에는 이례적으로 중앙기념보고대회가 열리지 않았고, 각종 행사가 진행됐다는 소식도 전해지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올해에도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면서 해마다 열렸던 기념행사들이 축소되거나 취소될 것으로 보이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소식통은 “올해는 예전처럼 충성의 노래모임 같은 모이는 행사는 하지 않으려는지 연습하는 단체가 거의 없고, 마찬가지로 예술단 공연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충성심을 보이는 몇 군데 초급당위원회에서는 자체적으로 한다면서 소규모로 연습하고 있기도 한데, 상부에서 내려온 지시로 하는 단위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올해도 지난해와 같이 2월 16일을 비교적 조용하게 치를듯한 분위기가 감돌자 주민들은 내심 상황을 반기고 있다는 전언이다. 행사를 크게 하면 할수록 내야 하는 세외 부담이나 동원도 많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주민들은 오히려 행사 규모가 작아지거나 취소되는 것을 다행으로 여긴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다만 현재 중앙이나 주요 도(道) 소재지에서는 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일부 행사들이 준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중앙이나 도급에서 치러지는 행사에 참여하는 대상자들은 사전에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확인서를 가지고 있어야 하며, 발열이나 기침 등의 증상이 없는지도 매일 조사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도대체 어떤 검사를 하는지 궁금해서 (행사 참가 대상자에게) 물어봤더니 열을 재고 증상을 물어보는 것 외에 특별한 것이 없다고 한다”며 “이들은 현재 행사가 축소될 수 있다는 예측은 해도 취소된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현재 북한에서는 김정일 생일을 계기로 한 특별경비가 시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인민반 세대별로 시간표를 짜서 밤에도 돌아가며 경비를 서고 있으며, 기관·기업소들에서도 더욱 긴장된 태세로 경비 근무를 강화하고 동상, 사적비, 사적관, 혁명역사연구실 등 우상화 시설물에 대한 보위 사업에도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소식통은 “전염병(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우선 자기 지역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하고 있고 여행증명서나 승인번호 발급은 물론 오가는 것도 다 통제하고 있다”며 “특히 평양으로 들어가는 매 길목 초소에서는 특별 단속도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