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10년간 정치권력 안정…엘리트·주민 충성심 유도가 핵심”

조선인민군 제1차 지휘관, 정치일꾼 강습회
지난 7월 24~27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열린 제1차 조선인민군 지휘관·정치일꾼 강습회 당시 연단에서 손을 들어 답례하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모습. /사진=노동신문 캡처.

올해로 집권 10년차를 맞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유일지배체제를 구축하며 정치적으로 권력 안정화를 이뤄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통일부 주최 ‘2021한반도국제평화포럼’(KGFP 2021) 개회 이틀째인 1일 ‘김정은 집권 10년 평가-정치·외교 분야’를 주제로 한 세션에서 김정은 지배체제 구축과 권력 안정화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이날 발표에 나선 오 연구위원은 공포정치와 대대적 숙청을 통한 지배연합 재구성, 친인민적 지도자 이미지 구축 및 정책 추진으로 엘리트와 주민들의 충성심을 이끌어낸 것을 김정은 정권 권력 안정화의 핵심 요인으로 꼽았다.

실제 그는 “김정은은 10년간 사실적 유일지배체제를 구축하면서 권력을 안정화했는데, 그 핵심 요인은 최고 통치자로 올라선 이후 지배연합을 빠른 속도로 재구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오 연구위원은 김정은이 집권 이후 자신이 신뢰할 수 있는 인물들로 지배연합을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260명가량의 광범위한 간부 숙청으로 엘리트들의 충성심을 유도한 것이 권력 안정화를 결정적으로 뒷받침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상위 권력서열 핵심 인물을 분석해본 결과 64.4%가 신규 충원됐다”며 “김정은이 집권 초창기에 대대적인 공포정치를 하지 않았다면 (권력이) 흔들렸을 가능성이 높지만, 강력한 숙청과 공포정치를 통해 권력을 안정화시켰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오 연구위원은 김정은 집권 직전에 일어난 ‘아랍의 봄’이 북한 내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내부 주민들의 대규모 저항이 정권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을 김정은 역시 충분히 인식하고, 지난 10년간 주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노력을 중요 과제로 설정해왔다는 설명이다.

이렇듯 김정은 정권은 지난 10년간 지배계층인 엘리트와 피지배계층인 주민의 충성을 유도하는 것에 목표를 뒀다고 오 연구위원은 지적했다. 무엇보다 감시기구와 감시체계를 통해 자발적으로 권력자에게 복종하게 만드는 통치술을 잘 활용해왔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앙당과 지방당 간부들에게는 전화도청이나 감청이 항시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김정은에게 도전하기가 쉽지 않다”며 “주민들에 대해서도 이중 삼중 감시가 이뤄지고 특히 정치적 반대자에 대한 잔혹한 처벌과 연좌제 적용은 북한 주민들이 (정권)에 대항하기 어려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연구위원은 “왜 엘리트가 쿠데타를 못 일으키고 인민들이 민중봉기를 못 일으키느냐의 핵심은 감시체제”라며 “결국 강력한 억압과 통제, 감시를 유지하느냐가 권력 안정화의 핵심 요인이 될 것이고, 이를 약화시킨다면 김정은 정권도 쉽게 무너질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밖에 오 연구위원은 핵무력 건설과 경제 건설을 김정은 정권의 2대 핵심 정책으로 꼽으면서 “핵무력 건설은 성공적인 반면 경제건설은 실패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대북제재와 코로나19 국경봉쇄로 식량위기와 경제위기가 계속되고 있고 해결 방식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치적으로는 안정화돼 있지만 경제문제가 김정은 정권을 약화시킬 수 있는 아킬레스건”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