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코로나 과잉 방역’에 北간부들 “경제 파탄 책임 전가 꼼수”

비이성적 조치에 반응 갈수록 '싸늘'...소식통 "국가 향한 원성 높아지고 있어"

서평양여객역 방역
서평양여객역에서 소독 사업에 나선 북한 노동자의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다음 달 열리는 8차 당 대회를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차단을 위해 방역에 더욱 고삐를 죄는 가운데, 이 같은 정책에 대한 반응은 갈수록 싸늘해 지고 있다.

지나친 방역 조치에 경제 사정은 나빠지고 있어 민심도 덩달아 추락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특히 향후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방침에 불과하다고 판단하는 간부들도 늘고 있는 추세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평양 소식통은 28일 데일리NK에 “(대북)제재, 악성 전염병 비루스(바이러스) 사태, 자연재해로 류례(유례) 없는 경제 위기가 도래했다”며 “(방역 조치로 인한) 시장 류통(유통) 및 주민 류동(이동)이 차단돼 하루 벌이로 생계를 유지하던 주민들이 타격 입어 국가에 대한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의 인원 및 물자 이동 제한은 방역 단계, 지역별 코로나19 확산세 등을 고려해 산발적, 국지적으로 진행돼왔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이달 초부터 코로나19 ‘초특급’ 방역 조치의 일환으로 전국적으로 내년 2월 말까지 허가된 인권과 물자를 제외한 주민의 지역 간 이동을 금지했다. (▶관련기사 : 北, 2월 20일까지 지역 간 이동 금지… “일부 물자·인원은 허용”)

언뜻 보기에는 이전 조치와 유사해 보이지만, 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따른 봉쇄로 경기 침체 현상이 곳곳에서 터져나오자 막바지 방역을 강조하면서 주민 달래기에 나선 셈이다.

소식통은 “지금의 경제 상황이 고난의 행군(1990년대 중후반 대량아사시기)보다 더 어려운 위기라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온다”면서 “이 때문에 정부는 이번 사태를 수습하고 봉합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간부들조차도 ”현재 경제 위기 상황이 전 세계적인 비루스 유행 때문이라고 정부가 일부러 강조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북한 당국이 선전선동을 강화하면서 정권으로 향하는 불만을 잠재워 내부결속을 다지려 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는 뜻이다.

심지어 코로나19 방역 강화도 실질적인 대책이 아니라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정치적 위기 상황을 회피하기 위한 일종의 ‘코로나 정치’를 구사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는 또 경제 파탄 책임을 일부 간부들에게 돌리기 위한 수단이라는 평가로도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당국의 코로나19 대비 방역 정책은 훌륭했지만, 일부 간부들의 무능력, 부조리 등으로 인해 사태가 심각해졌다고 책임을 전가할 것이라는 우려다.

실제로 북한 당국은 심각한 정책 실패로 인해 주민들의 불만이 임계치에 다다르면 책임자를 처벌하는 등의 방식을 사용해 국면을 전환해 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9월 태풍 ‘마이삭’에 의해 함경도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을 때, 김성일 함경남도 당위원장을 해임한 바 있다. 또한 지난 2010년에는 박남기 당시 노동당 계획재정부장이 화폐 개혁 실패의 주범으로 몰려 총살된 사건도 있었다.

한편 북한의 코로나 방역 조치는 갈수록 비이성적 행태로 전개되고 있다. 밀수를 했다는 이유로 고위 간부를 처형하기도 하고, 국경 근처 접근시 사격을 가한다는 포고문을 내걸기도 했었다. 또한 최근엔 중국에 건너갔던 주민이 몰래 다시 귀국했다는 이유로 삼지연시(양강도) 전체를 봉쇄하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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