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투입 건설부대 북한 군인 2명, 살인 저지르고 행방 묘연

전국에 수배령 떨어지고 "무조건 잡아라" 포치도 내려져…국경 주민들은 여전히 불안감 호소

함경북도 회령시 인계리 인근 초소. 초소 사이 북한 경비대원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 사진=데일리NK

북한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국경 지역에 콘크리트 장벽과 고압선 설치를 위해 투입된 건설부대 군인 2명이 주민 2명을 살해하고 도망치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일 데일리NK에 “회령시 국경에 고압선과 장벽 건설을 나온 건설부대의 군인 2명이 주민 지대에 내려와 음식물을 훔치다 들키자 주민 2명을 살해하고 사라져 수배령이 내려졌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회령 국경에 고압선과 장벽을 설치하러 나온 건설부대 군인들은 식량 부족으로 극심한 배고픔에 허덕이고 있어 공사 현장에서 이탈해 주민 지대에 자주 내려와 도적질을 일삼고 있다.

이런 와중에 지난달 중순 건설부대 군인 2명이 한밤중에 부대를 이탈해 주민 지대에 있는 유치원에 쳐들어가 창고와 식당을 털다가 당시 경비를 서던 유치원 교양원과 혼자 근무서는 딸을 위해 함께 경비에 동참한 교양원의 어머니에게 들키자 흉기를 휘둘러 무자비하게 살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군인 두 명은 살인을 저지르고 먹거리들을 전부 걷어 싸 들고 그 길로 사라졌는데 아직 잡지 못하고 있다”며 “사건이 발생하자 보위부, 안전부, 주변 군부대와 국경 장벽 및 고압선 건설에 나선 부대들도 24시간 안에 모든 지역을 차단하고 샅샅이 훑었지만, 어디에서도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이튿날 함경북도 내에 수배령이 떨어지고 그다음 날에는 전국으로 확대됐으며, 용의자들이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에서 국경 지역 근무를 더욱 강화하고 무조건 잡아야 한다는 포치도 내려졌다는 전언이다.

이런 가운데 현재 회령을 비롯한 함경북도 국경 지역의 주민들은 건설을 위해 파견된 군인들이 주민 지대에 내려와 아직 채 익지 않은 가정집 텃밭의 농작물을 도적질해가거나 빈집을 터는 일들이 많아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국경연선 주민들은 군인 도적들 때문에 허리를 펴지 못하고 있는 형편인데 가뜩이나 이 사건까지 벌어지자 혼비백산하고 있다”며 “건설부대 군인 2명이 살해를 저지르고 도망친 지 보름가량 된 지금도 여전히 이들의 행방이 묘연한 상태라 주민들은 또 다른 곳에서 언제 살인사건이 일어날지 모른다며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