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식량난에도 北 간부들은 호화로운 술판…주민들 ‘눈살’

송악소주
평안북도 개천시에서 최근 간부들이 호화로운 술판을 벌여 주민들의 공분을 산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pixabay

경제난과 생활고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북한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평안남도에서 몇몇 간부들이 호화로운 술판을 벌이고 소란을 피워 주민들이 불만을 터뜨린 것으로 전해졌다. 전반적인 사회 침체 분위기 속에서 간부들의 부패행위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심지어 이들 간부는 자신들의 행동을 지적하고 나선 이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등 뻔뻔스러운 행동을 서슴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더욱 공분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소식통은 13일 데일리NK에 “이달 초 개천시에서 10명의 시(市) 당 위원회, 검찰소 책임검사, 보안소 정치부장 등 주요 간부들이 한 사람의 생일을 축하한다면서 식당을 전세 내고 질탕치게 놀아 주민들의 손가락질을 받았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들 간부는 주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의식해 식당 창문을 가리는 등 나름의 조치를 하기도 했지만, 고성방가로 시끄럽게 하는 바람에 주민들이 이 사실을 모두 알아차릴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특히 이날 이들이 고기 30kg과 봉학맥주 50병, 소주 수십 병을 먹고 마셨을뿐만 아니라 기타 요리에만 수백 달러를 소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민들의 분노가 더욱 극에 달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실제 그는 “식량난에 허덕이며 옥수수죽도 배불리 먹지 못하는 주민들도 있는데, 간부라는 자들이 여성들까지 데려다가 모여 앉아 술판을 벌이는 차마 눈에 담지 못할 장면까지 연출됐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간부들은 그런 자신들의 행동을 비난한 시 인민위원회 직원을 집단 폭행해 주민들의 눈살을 더욱 찌푸리게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몰매를 맞아야 할 이들이 되레 올바른 지적을 한 이에게 몰매를 놓은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졌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폭행) 사건은 늦게까지 집에 돌아오지 않은 부인을 찾아 나선 시 인민위원회 직원이 식당에서 그들이 노는 꼴을 보고 비난의 말을 던진 것이 원인이 돼 발생했다”면서 “술 마시던 간부들과 시비가 붙었다가 대형 싸움으로 번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시 인민위원회 지도원은 술판을 벌이던 간부들에게 맞아 머리에 출혈이 발생하고 얼굴에도 여러 군데 상처가 나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