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덕광산서 또… “발파 시간 계산 잘못해 노동자 14명 사망”

검덕광업연합기업소에서 마스크를 낀 채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새해 초부터 ‘90일 전투’에 들어간 함경남도의 검덕광업연합기업소에서 지난달 말 갱이 무너져 10여 명의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24일 데일리NK에 “90일 전투로 들끓는 검덕광업연합기업소에서 지난달 26일 갱과 갱 사이를 연결하다 갱이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나 14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당일 검덕광업연합기업소에서는 본산 갱과 그 옆에 있는 다른 갱에서 서로 굴을 뚫고 나가면서 갱과 갱이 가까워지자 두 갱을 마주 연결하는 작업을 진행했는데, 발파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나고 말았다.

소식통은 “사고가 난 기본원인은 발파선을 늘어놓고 뛰어나가는 시간 계산을 잘못했기 때문”이라며 “갱 안의 노동자들이 100m 이상 벗어난 다음에 발파가 일어나도록 시간을 맞춰야 하는데 사람들이 채 빠져나가지 못한 상태에서 발파되면서 갱이 무너져 내려 노동자 14명이 모두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당시 다른 방향에서 빠져나가던 노동자 4명은 발파에 튄 돌에 맞아 철모(안전모)가 깨지고 머리를 다치는 등의 큰 부상으로 도(道) 병원에 호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소식통은 “이렇듯 광산은 작든 크든 사고가 매일같이 일어나는데 광산 관리일군(일꾼)들은 사고를 미리 방지하는 것보다 생산계획에 몰두하면서 ‘일을 하노라면 사고가 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해 노동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을 지켜본 현지 주민들은 “죽은 사람들과 그 남겨진 가족들만 손해다” “언제 죽을지 모를 갱 안에서 국가계획만 부르짖으면 뭐 하나”라는 등의 말을 하면서 한숨을 내쉬었다는 전언이다.

이런 가운데 사고사를 당한 노동자들의 유가족에게는 한 달 분 정도의 배급 외에 별다른 보상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소식통은 “졸지에 집안의 가장을 잃고 한지에 나앉게 된 가족들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캄캄한 상황에 놓여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 사태가 지속되면서 가뜩이나 광산 노동자들은 간난신고를 겪으며 살아가고 있는데 사고까지 잇따르자 더욱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