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통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면담 안팎

0…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면담을 위해 17일 오전 10시 38분 백화원 영빈관을 출발한 뒤 오후 4시 8분쯤 돌아왔다.

또한 김 국방위원장과의 오찬에 함께 초대받은 당국 대표단은 정 장관이 출발한지 1시간이 채 안 돼 별도의 승용차를 이용해 백화원을 떠났으며 정 장관과 함께 백화원 영빈관에 돌아왔다.

이로 미뤄 정 장관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단독 면담을 가진 뒤 당국대표단 등과 함께 오찬을 함께 했으며 그 후에도 환담을 계속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부 대표단에는 김 국방위원장이 “과거에 만났던 지인들을 만나고 싶다”고 요청해 임동원 당시 국정원장과 박재규 전 통일부장관, 최학래 한겨레신문 고문, 김보현 전 국정원 3차장 등 김 국방위원장이 과거에 면담했던 적이 있는 지인들 4명이 초대된 것으로 확인됐다.

민간대표단에서도 고 늦봄 문익환 목사의 부인인 박용길 장로와 강만길 상지대 총장, 김민하 전 평통 수석부의장 등이 김 국방위원장의 오찬에 초청됐다.

=김정일 위원장 면담 16일밤에 결정=

0…정동영 장관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면담은 16일 늦은 밤에 전격 결정됐다.

양측은 일단 17일 중으로 면담을 갖는다는 원칙에 합의했지만 시간 및 장소는 북측이 추후 통보키로 했다는 게 당국자의 전언이다.

이 당국자는 그러나 “남측 대표단 내에서도 몇 사람만이 알고 있을 정도로 보안에 신경을 많이 썼다”면서 “정 장관도 정확한 출발시간을 알지 못해 조깅길에 나섰다가 통보받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검색대 통과 안 해=

0…정동영 장관은 숙소에서 남측 정부대표단과 숙의를 한 뒤 출발 직전까지 김정일 국방위원장 면담 자료를 검토했다.

북측 관계자가 남측 대표단 관계자에게 귓속말로 출발을 알리고 돌아가자 이 관계자는 정 장관에게 보고했고 정 장관은 침실과 사무실이 갖춰진 숙소를 곧바로 나왔다.

백화원 건물을 나선 정 장관은 수행원 1명과 함께 북측의 안내로 검은색 벤츠 리무진에 올라탔다.

북측은 영빈관 현관에 검색대를 설치했지만 정 장관은 이를 통과하지 않고 차에 타도록 배려했다.

정 장관이 출발한 지 1시간이 되지 않아 당국 대표단이 출발한 점으로 미뤄 이동거리를 역산했을 때 김 국방위원장과의 면담 장소는 평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으로 추정된다.

2000년 9월 1일 평양 2차 장관급회담 참석중 김 위원장을 ‘깜짝 면담’한 박재규 당시 통일부장관은 7시간 정도 기차와 자동차를 타고 이동, 함경도 동해안 지역의 한 초대소로 김 위원장을 예방했다./평양=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