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통일 `기회.위기 교차’ 강조 의미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은 3일 신년사를 통해 “올해는 한반도에 기회와 위기가 교차하는 중요한 해”라고 규정했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금년도 한반도 내.외의 정세가 상당히 복잡하고 매우 불안정한 상황인 만큼, 한반도 문제의 주요 당사자 중 하나인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는 1월 25일 미국에 부시 2기 행정부가 본격적으로 출범하는 것을 계기로 북-미관계의 향방이 어느 쪽으로 전개될 지 극히 불투명한 상황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우리 정부의 `건설적이고 능동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는 주문인 셈이다.

정 장관이 우선 신년사에서 “북한 핵문제는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우리의 사활적 이해가 달린 문제” “북핵 문제, 남북관계는 당장 우리에게 닥친 중요한 문제들이지만 솔직히 제3국 사람들에게는 급할 것이 없다”는 등의 언급을 통해 북핵 문제에 대한 정부의 절박한 인식과 함께 국제환경의 어려움을 우회적으로 토로했다.

동시에 정 장관은 “더 이상 우리가 가는 앞길에 장애가 되어서는 안된다”면서 “우리 스스로가 부단히 뛰어 다니면서 설명하고 상황을 우리 페이스로 끌고 나가는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해 우리 정부의 결연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를 위해 정 장관은 지난 해에 이어 올해에도 북핵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발전의 병행 추진을 현 정부의 정책기조로 계속 유지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한편으로는 지난 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순방외교 결과를 바탕으로 6자회담의 조기 개최 및 북핵 문제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 우리의 건설적 역할을 지속해 나가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남북대화를 통해 상황의 악화를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정 장관은 한반도의 또 다른 당사자인 북한에게 `충고’도 했다.

부시 2기 정부의 본격적인 출범에 즈음해 북한도 이제 `관망’의 태도에서 벗어나 북핵 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 전략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정 장관은 우리 정부의 6.15 공동선언 이행 의지를 재천명한 뒤, “남북관계도 이제 정상화되어야 한다. 대화가 없는 교류만으로는 남북간에 결코 신뢰가 쌓이지 않는다”고 말해 북측도 조속히 남북대화 재개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북한이 주장하는 `민족공조’에 대해, 정 장관은 “진정한 민족공조는 대화와 교류를 활성화해 남북 화해.협력을 제도화해 나가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정 장관의 신년사 중 특별한 메시지가 있다기 보다는 이제 타이밍이 된 만큼 북측도 대화재개에 나서라고 촉구하면서 미국 등 주변국들에게도 대화 재개를 위한 환경 조성에 더욱 힘써주도록 요청한 것 같다”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