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7일] “北, 잦은 군부 인사 교체 이유는?”

▶전날 북한 주민들이 청취한 대북 라디오 방송 중 주요 내용을 소개합니다.


<자유조선방송/6월 26일>


집중분석-北, 잦은 군부 인사 교체, 그 이유는?


화제가 되는 뉴스를 살펴보는 집중분석 시간입니다. 인민무력부장이 또 교체됐습니다. 김정은이 통치한 이후 군대 고위 간부들이 자주 교체되고 있는데요. 그 이유에 대해서 김민수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진행: 인민무력부장이 또 교체됐습니다. 새로 무력부장이 된 현영철 어떤 사람입니까?


김민수: 네. 현영철은 1949년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올해 예순다섯 살인데요. 현영철은 백두산 서쪽 북·중 국경 지역을 담당하는 8군단장 출신으로, 2012년 7월에는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의 후임으로 임명됐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1년도 안 돼 지난해 5월에 자리에서 물러나고 강원도에 있는 5군단장으로 밀려났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인민무력부장이 된 겁니다.


진행: 최근까지만 해도 장정남이 무력부장이었는데 언제 교체된 건가요?


김민수: 네. 지난 4일까지만 해도 북한 매체에서 장정남을 인민무력부장이라고 소개를 했으니까 20일 사이에 인민무력부장이 바뀐 겁니다. 50대로 알려진 장정남은 지난해 5월 강경파인 김격식의 후임으로 인민무력부장에 오르며 김정은 시대를 이끌 군부 실력자로 부상했는데요. 1년 1개월 만에 자리에서 밀려났습니다.


진행: 김정은이 집권한 이후 군대의 핵심 요직인 무력부장, 총참모장, 총정치국장이 자주 바뀌고 있지요?


김민수: 네. 인민무력부장은 4차례 교체됐는데요. 김영춘에서 김정각, 김격식, 장정남, 이번에 현영철로 교체됐습니다. 총정치국장은 최룡해에서 최근 황병서로 교체됐고, 총참모장도 리영호에서 현영철, 김격식, 리영길로 교체됐습니다. 현재 리영길 총참모장도 지난 4월 김정은의 장거리 포병 부대 시찰에 동행한 이후에 2개월간 모습을 보이지 않아서 총참모장도 교체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진행: 김정은이 집권한지 3년째를 맞고 있는 데요. 군대 고위 간부들의 교체가 너무 잦은 것 아닌가요. 이유가 뭘까요?


김민수: 전문가들은 북한 군부를 완전히 장악하지 못한 김정은이 잦은 인사를 통해 ‘군부 길들이기’를 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 김정일이 김정은의 군부 장악을 위해 발탁한 리영호 전 인민군 총참모장을 따르던 군 간부들과 김정은 집권 이후 새롭게 부상한 간부들의 권력 다툼 때문에 군의 핵심 요직이 빈번하게 교체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 사실 리영호의 경우 김정일이 죽기 전에 총참모장으로 발탁할 만큼 신임했던 인물인데요. 김정은이 아버지의 유훈과 같은 리영호를 교체한 이유는 무엇 때문이라고 보십니까?


김민수: 네. 리영호는 군대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라 조선인민군 내에서도 신망이 높고 당과 수령에 대한 충성심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일이 죽기 전에 당 사업은 장성택, 또 장성택을 견제하면서 김정은의 군대 장악을 돕기 위해 발탁한 게 리영호로 알려져 있는데요. 리영호가 숙청된 배경에는 복잡한 권력다툼이 있었습니다. 김정은이 등장하면서 당의 권한이 강화되는데 이 과정에서 그동안 군부가 진행하던 외화벌이 사업을 당과 내각으로 옮기게 됩니다. 김정은은 2012년 5월 14일에 ‘군대가 너무 돈맛을 들였다’며 인민군의 부패를 질타하고, ‘향후 경제개혁은 당이 주도하고 군부는 외화벌이 등에 관여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하는데요. 리영호가 이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면서 2012년 7월 15일에 해임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 리영호가 해임된 이후에 군대 재편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됐다고 볼 수 있을까요?


김민수: 그렇습니다. 당시만 해도 장성택의 입김이 작용했을 때인데요. 장성택이 김정은을 움직여서 군부가 가지고 있던 외화벌이 사업의 상당 부분을 자신이 장악한 내각으로 이관시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군대는 무역 권한도 축소되고 알째배기 외화벌이 사업마저 내각으로 넘어가자 내부적으로 심각한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통일연구원 박형중 북한연구센터 소장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 8월 이후 2013년 중반까지 군부의 핵심 보직이 빈번히 교체됐고, 군 장령들의 계급이 강등되거나 복권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진행: 이번에 교체된 장정남도 그 무렵에 인민무력부장으로 발탁되지 않았나요?


김민수: 맞습니다. 2013년 상반기에 북한 군부 내에서 70대 간부들이 전원 교체됐고, 그해 5월에 50대인 장정남이 인민무력부장이 됐습니다. 그리고 2013년 초에 ‘당생활지도소조’가 전군에 파견돼 군대의 비리 문제를 집중적으로 검열했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 상당한 숫자의 고위 군관이 교체됐고, 당시 총참모장으로 있던 현영철과 주요 장령들이 징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 결국 김정은 등장 후 군대를 길들이기 하는 과정에서 군 고위 간부들이 자주 교체됐다는 말인데요. 그러면 군 총정치국장이었던 최룡해는 왜 교체된 겁니까?


김민수: 최룡해는 2012년 4월에 총정치국장이 됐는데요. 그는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까지 되면서 막강한 권력을 가지게 됩니다. 최룡해는 군대를 재편하는 걸 맡았다고 하는데요. 올해 4월에 해임됐습니다. 최룡해가 해임된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장성택 숙청 이후 최룡해의 권력이 강화될 것을 우려해 해임했다는 이야기도 있고, 장성택의 지원으로 핵심 실세로 부상했던 것만큼 결국 장성택 숙청의 여파로 밀렸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또 최룡해가 과거 비리와 부화 사건 때문에 워낙 민심을 잃어서 군대 내에서도 권위가 없어 밀려났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진행: 이런 잦은 교체가 김정은의 군대 장악에 도움이 될까요?


김민수: 김정일 시대 선군정치를 강조하면서 군부의 목소리가 상당히 컸고, 외화벌이 권한도 많이 가지게 됐습니다. 그런데 어린 김정은이 돈도 빼앗고 주요 자리와 계급을 자주 바꾸고 있기 때문에 군부 내에서도 불만을 갖고 있을 겁니다. 워낙 군대 내 감시체제가 강하기 때문에 반발이 표출되기는 어렵겠지만 우발적인 상황으로 반발하는 세력이 나올 가능성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