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비사회주의 배격 연일 강조…”무릎 위 치마 벌금 30위안”

소식통 "간부 강연에 '영어 글자 의류' '南댄스' 단속 강화 지적"

북한 당국이 최근 간부들을 대상으로 ‘외국 문화 배격’ ‘사회주의 고수’를 연일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외부엔 연일 평화 공세를 벌이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으로, 주민 단속과 결속 강화 및 충성심 고취를 유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양강도 소식통은 27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 조미 회담(6·12) 직전 (당국은) 도급기관 간부들을 모아놓고 강연이 진행됐다”면서 “‘제국주의자들의 사상 공세에 맞서 주체의 사회주의 빗장을 더 단단히 걸어매자’는 내용이 중심이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강연에서는 비사회주의 행태를 비사회주의와 반사회주의로 나눠 새롭게 규정했다. 즉, 어떤 사회 현상이 비사회주의고, 반사회주의인가를 하나하나 구별, 세세하게 설명했다고 한다.

여기서 당국이 규정한 비사회주의는 머리염색과 사회주의 기풍을 흐리게 하는 퇴폐적인 옷차림 등이다. 소식통은 “그물 긴 양말(망사스타킹), 긴 양말에 꽃이 그려진 것, 영어 글자가 새겨진 옷 등을 일절 입지 말도록 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시장에서 이 같은 물품을 팔면 일체 회수하라고 강조했다”면서 “특히 여성들이 무릎 위로 올라오는 치마를 입으면 무조건 인민폐 30위안(元, 한국 돈 약 5000원) 벌금을 물도록 규정했다”고 소개했다.

반사회주의는 당(黨) 정책에 대한 비난과 문화적 요소 향유를 근절시키겠다는 게 중심이다. 소식통은 “불법 손전화(전화기), 불법 영상물, 남조선(한국)영화, 라지오(라디오), 남조선 노래, 색정적인 춤 등을 지적했다”면서 “만약 단속되면 재판 없이 엄벌에 처한다고 규정해 놓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색정적인 춤은 요즘 평양시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한국 가수(아이돌) 춤 모방을 지칭하는 것”이라면서 “심지어 돈을 받고 배우는 현상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이를 엄히 단속하도록 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소식통은 “당에서는 109상무(외부 영상물 시청을 단속하는 조직)의 역할을 높여야 한다고 연일 강조하고 있다”면서 “주민 통제를 강화해 그 어떤 자본주의 요소도 이 땅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간부들 반응에 대해 소식통은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라고 했다.

소식통은 “간부들은 앞으로 대외적 환경이 좋아질수록 안에서는 의식을 마비시키는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면서 “입도, 귀도, 눈도 다 닫고 살아가야 하는 앞날에 더 낙심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