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민간 수해지원만 수용…통민봉관 의도

올해 첫 민간 대북 수해지원 물품이 이번 주 내 육로를 통해 북측에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품목과 수량에 불만을 표시하면서 정부의 수해지원을 거부한 북한이 민간의 수해지원만 수용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통일부는 18일 월드비전이 밀가루 500t을 북측에 전달하기 위한 인도요원의 방북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이미 밀가루 500t에 대해서는 반출 승인을 했으며, 10명 안팎의 인도요원 방북도 조만간 승인할 예정이다.


북측 또한 최근 월드비전에 대해 방북 초청장을 발급했다.


월드비전은 정부의 승인이 나면 오는 21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개성을 방문해 밀가루를 전달할 예정이다. 밀가루는 25t 트럭 20대에 실려 인도 요원들에 의해 북측에 전달된다.


국내 51개 대북 인도지원 단체의 협의체인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은 월드비전에 앞서 20일 북측에 밀가루 500t을 전달할 계획이지만 북측으로부터 아직 초청장을 받지 못해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북민협은 북측이 초청장을 보내오면 정부 승인을 거쳐 월드비전과 같은 경로로 트럭을 이용해 밀가루를 개성 지역에 전달할 계획이다.


북한이 규모가 훨씬 작은 민간의 수해지원에 호응하고 나선 것은 전형적인 통민봉관(通民封官) 전략의 연장선상으로 읽혀진다. 민간의 수해지원마저 거부할 경우 남북관계 경색의 책임에서 자신들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판단이 고려됐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수만명이 수해 피해를 입었음에도 품목에 대한 불만으로 인도적 지원을 거부한 것은 북한이 주민보다 정치적인 이유를 앞세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