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민, 실세 3인방 訪韓 ‘조문단’으로 알아”

북한 황병서 군(軍) 총정치국장 등 고위급 대표단이 지난 4일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것과 관련해 주민들은 ‘조문단’ 파견으로 알고 있었다고 내부 소식통이 알려왔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8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고위급 대표단 파견에 대해) 보고 들은 것은 없었다”면서 “그 소식(고위급 대표단 방한)을 간부들과의 술자리에서 들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고위급 대표단의 한국 방문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어서 간부들도 좀 당황해 하는 눈치”라면서 “총정치국장(황병서)이 갔다고 해서 오히려 한국에서 큰 사고가 발생해 김기남처럼 조문단으로 간 것으로 알았는데 체육경기 때문에 갔다는 것을 알고는 의아해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 등 선전매체들은 4일 오전 9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며 군 총정치국장인 황병서가 비행기로 평양에서 출발했다”며 “최룡해와 김양건도 동행했다”고만 짧게 전했다.  


소식통은 “황병서가 책임자로 간 내막까지는 모르겠지만, 무언가 큰 문제를 해결하려고 간 것 아니겠냐”면서도 “그쪽(한국) 대통령도 만나지 못하고 왔으니 성과 없는 걸음만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민들은 “조명록 총정치국장의 미국 방문과 최룡해의 중국 방문은 당시 정세상 이해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면서도 “체육경기 때문에 총정치국장을 비롯해 고위급 인사들이 김정은 전용기를 이용해 한국을 방문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지 않냐”는 반응을 보였다고 소식통은 소개했다.


또 황병서가 차수 계급장을 단 군복 차림으로 방한해 한국의 대통령을 만나려 했던 점도 납득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소식통은 말했다. 작년 5월 당시 총정치국장이던 최룡해는 김정은의 특사로 군복 차림으로 중국을 방문했다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때는 인민복으로 갈아 입었다.


한편 북한은 2000년 당시 총정치국장이었던 조명록이 김정일 특사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해 클린턴 대통령을 만나자 “조명록동지가 위대한 장군님의 특사로 미국을 방문해서 미국 대통령의 따듯한 환대를 받았다”며 대대적인 선전을 했다. 그러나 이번 고위급 대표단의 방한에 대해서는 출발 소식만 짧게 보도하고, 귀국 이후에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