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北사촌형 상봉 정봉주 전의원

“남북관계가 단절돼 북한에 있는 사촌형을 못 볼 줄 알았는데 이번에 만나게 돼 너무 반가웠습니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계기로 남북간 경색 국면이 해소되고 화해 분위기로 전환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정봉주(49.민주당) 전 의원이 29일 북한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에서 진행된 추석계기 남북 이산가족 제2차 단체상봉에서 북한에 사는 사촌형 봉학(78)씨와 처음으로 상면했다.

1960년생인 정 전 의원은 북한에 있는 사촌형에 대한 기억이 있을래야 있을 수 없지만 핏줄은 속일 수 없었다. 정 전 의원은 연방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고, 불과 10분여 만에 눈이 빨갛게 충혈됐다.

그는 “봉학 형님이 집안의 장손이라 어려서부터 부모님으로부터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3년전 현직 의원일 때 사실 북한에서 한번 상봉 요청이 왔었는데 당시는 부담스럽기도 하고 주변의 만류도 있어 만나지 않았었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의 아버지 정장덕(91년 작고)씨를 포함해 장순(30여년전 작고. 정봉학씨 아버지), 장동(정봉석의 아버지)씨 3형제는 1950년 6.25전쟁 발발 당시 경기도 화성에서 한 집에 살았다.

정봉주 전 의원은 “당시 아버지가 경찰관, 작은아버지는 면서기 등 지역에서 주요 보직을 맡았던 터라, 전쟁이 나자마자 북한군의 색출을 염려한 할머니는 장손인 봉학씨에게 미숫가루를 쥐어주고 숨어 지내라며 집을 떠나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가족들은 봉학씨를 남쪽에서 다시 볼 수 없었다는 것.

봉학씨는 사촌동생에게 북한군에서 받은 훈장 11개와 아들 3명의 대학졸업장을 꺼내 자랑했고, 정 전 의원은 “형의 막내 아들이 저와 동갑”이라며 생면부지의 동갑내기 조카를 만난 반가움을 표시했다.

정 전 의원은 “지금 한해에도 수천명의 이산가족들이 돌아가시고 있다”며 “남은 이산가족가운데 최대한 많은 분들이 상봉할 수 있도록 관계 기관 모두가 합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현재 민주당 정책연구기관인 민주정책연구원에서 상임부원장직을 맡고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