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3일 비핵화와 평화협정 논의가 병행해서 이뤄질 수 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평화협정은 기본적으로 비핵화가 되어야 의미가 있는 것으로 같이 병행해서 논의한다는 것은 논리에 닿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그 가능성을 강하게 부인했다.
유 장관은 이날 서울 도렴동 외교통상부에서 가진 내외신 정례브리핑에서 “평화협정은 한반도에서 문자 그대로 항구적인 평화와 안정을 합의하는 것인데, 한 쪽(북한)에서 계속 장거리 미사일일과 핵무기를 개발한다면 의미가 없는 것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한 “평화협정은 6자회담 비핵화에 진전이 있으면 ‘적절한 별도의 포럼’에서 논의하기로 9·19공동성명에서 합의된 만큼 상황의 변화 없이 북한의 일방적 주장에 따라 우리의 입장을 자꾸 변경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유 장관은 3, 4월 6자회담 개최설에 대해 “6자(者) 모두가 6자회담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아마 무한정 공전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키기 위한 방안들이 양자간 여러 채널을 통해 논의 중에 있기 때문에 아직 구체적으로 언제, 어디서 열릴 것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1년 4개월 동안 6자회담의 모멘텀을 잃게 되면 (의장국인) 중국도 부담스럽고 북한의 입장에서도 6자회담에 나오는 게 도움이 된다”며 “정부는 6자회담의 모멘텀을 상실하지 않도록 관련국과 긴밀한 협의와 외교적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북한의 태도가 변화한 것으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북한은 작년 초만 해도 ‘6자회담이 영원이 끝났다’고 공개적으로 얘기했지만 원자바오 총리의 방북 이후 입장이 많이 달라졌다”며 “왕자루이 부장의 방북, 김계관 부상의 방중 등 일련의 과정을 보면 북한도 이제는 6자회담을 전제로 여러가지 입장을 얘기하는 것으로 변화됐다”고 평가했다.
미북 추가대화와 관련 “미북과 북한 간의 양자 접촉은 어디까지나 6자회담의 테두리 안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는 게 미국의 입장”이라며 “북한은 북핵 문제를 미북 양자 관계로 끌고 가려고 하지만 미국이 스스로도 거부감이 많고, 수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미북 대화가) 이뤄진다면 6자회담 테두리 안에서 이뤄지는 형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북한은 김계관 부상이 3월 초에 미국 학술단체의 초청을 받아 북한에 갈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그런 것이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거기에 대해 최종 결론이 난 바 없다”고 설명했다.
평화협정과 관련한 4자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서는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이 먼저 개최되고 나서 평화협정에 대한 4자회담에 열릴 것이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 이것을 논의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고 본다”며 “(관계국들 사이에서) 아직 논의된 바가 없고, 현재로써는 그 문제를 얘기할 분위기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