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17일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100억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 유치를 성사시켰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유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중국의 100억불 투자설은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된 바가 없다”며 “지금까지는 언론보도만 나왔을 뿐 (한중) 정부간 확인된 사실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특히 “지난 2007년 11월에도 똑같은 보도가 있었다”며 “대풍국제투자그룹이 100억불의 투자 유치에 성공해서 조인식을 할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는데 이번 보도도 이와 흡사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러 가지 정황적으로 봐서 구체적으로 투자가 확정됐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면서 이번 보도도 설(說)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중국의 대규모 투자가 결국은 우회적으로 대북제재를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보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사실이라면 그런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중국의 투자가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구체적인 사업의 성격으로 봐야 할 것이지 총체적으로 언급하기는 어렵다”며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또한 “중국도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이고 안보리 제재 결의에 동의한 만큼 제재 결의를 위반하면서 일방적으로 (국제사회와의) 상의없이 대규모 100억불이라는 투자를 한다는 것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 국무부도 북한의 대규모 외자유치설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사안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5일 연합뉴스는 북한이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의 방북을 통해 연간 북한 GDP(미화 150억 달러)의 70%에 육박하는 초대형 외자유치를 성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