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 대사, 송년 간담회 일문일답

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 대사는 21일 취임 4개월만에 국내 기자들을 상대로 송년오찬에 이은 첫 공식적인 기자간담회을 갖고 북핵, 한미관계 등 현안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다음은 힐 대사와 가진 일문일답을 간추린 것이다.

— 미국은 최근 북한을 무력침공할 의사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어떤 상황에서도 무력제재를 가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해도 되나.

▲어떤 상황(any circumstance)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수많은 가능성이 가능하다.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미국은 6자회담의 굳건한 지지자라는 것이다.

6자회담의 목표는 협상된 외교적인 방법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다. 미국은 6자회담이 빠른 시일내에 재개되기를 기대하며 해결책을 모색할 준비가 돼있다.

— 해결책을 모색한다고 했는데 거기에는 창의적이고 신축적인 방안을 제시할준비가 됐다는 얘기인가.

▲우선 현실적으로 6자회담이 앞으로 며칠내에 재개될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재개되기까지 몇주, 몇달이 걸릴 지 모른다. 중요한 것은 과정이 재개되는 것 자체이다. 그래야 합의가 이뤄질 수 있다. 창의적인 제안을 하는 것에 대해 신중해야 하는 것은 협상은 자신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3차6자회담에서) 5개국이 포괄적인 제안을 제시했다. 아주 좋은 제안이었다. 그 제안은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서 반응을 보일만한 제안이었다.

그러나 한 나라가 절차가 참여하지 않는 것에 대해 보상을 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협상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북한이 협상에 임하지 않는 것에 대해 여러가지 해석이 있을 수 있다. 감정 또는 자존심이 상해서 일수도 있고 11월 미국의 대선 결과에 실망했을 수도 있다. 미국은 (지금까지 북한이) 실질적으로 정치적 예상을 잘못했다고 하더라도 중요한 것은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는 것이다.

북한이 돌아오면 왜 지금까지 돌아오지 않았느냐고 추궁하지 않고 돌아온 것만으로 기쁘게 생각하고 북한의 생각이 무엇인지 물어볼 것이다.

— 홍석현(중앙일보 회장)씨가 주미 대사로 내정됐다. 이에 대해 코멘트 해달라.

▲현재 아그레망이 제시된 상태다. 따라서 코멘트할 단계는 아니다.

— 최근 미국 정부의 목표가 북한의 ‘체제변형’(regime transformation)이라는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것이 집권 2기 부시 행정부의 생각인가.

▲우선 제임스 켈리 국무부 차관보가 한 말에 대해 부정은 할 수 없다.덧붙이자면 우리의 체제전환은 북한 정권의 태도변화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 북한이 ‘체제변형’을 거부한다면.

▲(북한의 체제변형의 말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권력유지를 바라고 한 말은 아니다. 북한의 상황을 비춰봐도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논리가 확고하다. 북한은 국제사회가 받아들이는 지표인 신생아 사망률, 보건 등의 기준으로 봐도 이 나라에는 실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북한의 핵 프로그램은 주민들에게 식량을 제공해주지도 방어해주지 않으며 따라서 이는 불필요하다.

— 북핵문제와 관련해 마냥 시간을 끄는게 도움이 안된다는 얘기가 있다.

▲최종 기한을 정한 것은 아니지만 무기한으로 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 취임후 4개월을 회고한다면.

▲개인적으로 어려웠던 일은 80년대에 (근무할 당시) 이해했던 한국의 모습을 접고 새롭게 배우고 알아야 하는 것이 많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었다.

기쁘게 생각하는 것은 양국 관계 변화에도 불구하고 관계가 굳건하다는 것이다.

한미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변화를 관리하는 것이고 변화에도 불구하고 상호 이익에 부합하는 관계가 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북한문제 이외에도 중국의 경제성장과 더불아 동북아 지역의 한국의 전략적 역할이 무엇이 돼야 하는가 등 고려할 여러 요인이 있으며, 이때 미국과 굳건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한국 이익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한미관계를 운영해 나갈 때 장기적 목표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며 매일 매일 사안을 헤쳐나갈 때 기준점 역할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다.

한 가지 덧붙인다면 몇달전 한미관계를 말하면서 ‘수평적 관계’라는 말을 사용했는데 이게 신문에 (크게) 났다. 매우 놀랐다. 그게 왜 한국 언론에서 그렇게 보도가 됐는지 한국 친구에게 물어봤다. 이 친구가 말하기를 ‘수평적 관계’라는 말은 재벌이 중소기업에 대해 동등한 관계를 맺고 싶다는 말로 해석되며 따라서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한국측 반응을 이해한다.

그러나 수평적 관계를 원하는 마음은 진심이다. 미국은 한국과 협력을 희망하며 우리가 처한 환경을 개선해 나가기를 희망하고 있다.

— 지난 달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LA 발언에 대한 미국내 반응을 소개해달라.
또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뭔가.

▲공식적인 연설이나 강연 내용을 갖고 어떻게든 (한미간에) 불일치한 내용을 찾으려는 게 여러분 직업이라는 점은 이해한다.
칠레 산티아고에서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일관성이 많다는 점이 확인됐으며 양국의 입장이 그 정도로 일치하는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

두번째 질문에 대해 답하자면, 한국에 있는 미군 일부가 이라크 파병되면서 그렇다면 다른 지역도 파병되는 것이 아니냐고 생각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군이 주둔하는 것은 한반도 방어라는 목표에 양국이 동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한미군이 어떻게 사용될 것인가는 양국이 서로 합의를 먼저 한 다음에 결정될 수 있다고 본다. 양국간 컨센서스 없는 한 한쪽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활용할 수없을 것으로 본다.

— 북한 인권법에 대한 견해를 밝혀 달라.

▲북한 인권과 관련된 태도변화를 가져오기 위한 합리적인 노력이라고 보며 한국민들의 우려사항은 없다고 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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