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양시설도 간부-주민용 차별… “간부와 노동자 먹는 된장도 달라”

북한 북부지역의 소년단 야영소
북한 북부지역의 소년단 야영소. 구내에 ‘장군님은 전선으로, 아이들은 야영소로’라는 글발이 보인다. /사진=데일리NK 소식통 제공

북한 권력기관 근무자들이 이용하는 휴양소들이 일반 휴양소보다 국가적으로 우선 공급을 받는 등 간부 특혜가 여전하다고 내부 소식통이 23일 전했다. 

북한에서는 2016년과 2017년 사이 김원홍 국가보위상을 숙청하는 과정에서 권력기관의 부당한 사건 처리가 불거지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간부들의 권력남용과 특권 문제를 없애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권력기관에 대한 견제가 유야무야 되고 특혜 조치가 다시 등장하는 양상이다. 심지어 주민들의 간부 우대 조치에 대한 문제의식은 이전과 달리 높아져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양강도 신파군(현재 김정숙군)에 있는 인민보안성 산하 답사숙영소는 도내 다른 봉사기관에 비해 통조림 기름, 물고기 등 물자를 중앙에서 우선 공급 받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위인(김일성, 김정일)들의 혁명전적지 답사를 도보로 하면서 휴식을 취하는 숙영지도 대학생이나 노동자들이 머무는 곳은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서 “추운 날씨에 화목(땔감)도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간부 숙영소는 이러한 일이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부족한 식품들은 지역에서 보장 받도록 하면서 다른 단체나 일반 숙영소나 휴양소보다 우선 공급하라는 지시가 내려온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힘 있는 기관이 이용하는 시설들은 어디를 가도 우선 대우를 받는다. 심지어 간부들이 주로 이용하는 시설에 공급되는 된장, 간장은 재료나 보관 상태가 좋아 질이 보장된 제품이다”라고 말했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최근 칠보산 관광총국이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일반 주민들이 이용하는 휴양소를 외국인들에게 개방하면서 급식 상태가 좋아지는 효과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평양과 원산을 거쳐 방문하는 외국 여행객들이 증가하면서 칠보산도 숙박 시설이 부족해지자 일반인들이 이용하던 휴양소도 활용했다”며 “그 결과 일반인만 취급했던 때와 달리 물자 보장이 개선돼 관리자들도 반기고 있다”고 말했다. 

휴양소는 근로자들이 전적으로 국가의 규정에 의해 휴양생활을 할 수 있도록 체육, 오락, 건강시설을 갖추어 놓은 곳으로 전국 각지에 100여 개가 있다. 그러나 일반 주민이나 노동자들이 이용하는 휴양소는 시설이나 급식이 매우 열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7월 경 함경북도 온포휴양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욕조의 청결상태를 지적하며 “물고기 수조보다도 못하다, 정말 너절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반해 권력기관 근무자들이 이용하는 휴양소는 일반 휴양소보다 시설과 급식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식통은 “중앙공급의 물자지원을 받는 권력기관이 이용하는 각종 숙박이나 휴양 시설은 수산물이나 과일은 물론 비철 채소도 공급 받는다”며 “일반 주민이 가는 숙박 기관은 자체 부업지에서 음식 재료를 해결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강미진 기자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