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국경 지역인 양강도 혜산시 출신의 인민군 병사가 지난 최고인민회의(우리의 국회와 유사) 대의원 선거를 앞두고 휴가를 받아 귀향했다가 보위부에 단속돼 구류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고 내부 소식통이 16일 전했다.
지난 10일 실시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앞둔 2월 말에 열흘 휴가를 받아 오랫 만에 고향을 방문한 인민군 병사. 그는 3월 초 부대 복귀를 앞두고 시장에서 필요한 물품을 구입해 귀가하던 도중이었다.
선거를 앞두고 도시 순찰과 검문이 강화된 상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시장에서 구입한 물건을 들고 혜산시 외곽 국경지역을 지나던 이 병사는 인근 도로에서 보위지도원의 불심검문을 당했고, 자존심을 굽히지 않으면서 보위원과 실랑이를 벌였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보따리에서 외국 영화 등이 나왔다는 이유로 보위원들이 그를 체포해 인근 국경 경비대로 본부로 끌고가 조사를 벌였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사실 이 병사의 친 누나는 이미 3년 전에 행방불명으로 등록돼 탈북을 의심 받아왔고, 선거를 앞둔 기간에 휴가를 나온 점이 미심쩍다며 군 보위부가 병사의 동향을 주시했다고 한다.
이 와중에 시장에서 물건을 사가지고 오다가 검문에 걸렸고, 담당 구역 보위원까지 합세해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져버린 것이다. 경비대 구금 중에 부대와 연결돼 신원이 확인되고 가족과 인민반장의 보증을 받고 석방됐다.
소식통은 “이 병사는 부대에서 필요한 물건들을 구입하는 조건으로 휴가를 나왔는데, 시기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와 딱 맞아 체포까지 되는 불운한 상황이 됐다”면서 “보위부가 인민군대를 못살게 군 꼴이 되니 주민들도 ‘해도 너무했다’는 반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