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위국 간 외아들 비보에 기절한 홀어머니…사망 원인은 기밀?

함경북도 하삼봉 모습. /사진=데일리NK 자료사진

이달 초 함경북도 청진시의 한 가정에 호위국에서 복무하던 아들이 전사했다는 비보가 날아들어 홀로 남겨진 어머니가 큰 충격에 빠지는 일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북한 당국은 사망 원인과 경위는 물론, 시신이 묻힌 위치도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아 남겨진 유가족은 물론 이 소식을 접한 주변 사람들 모두에게서 비난을 샀다는 전언이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30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7월 초순 청진시에서 사는 한 주민의 가족에게 호위국에서 복무하던 외동아들이 전사했다는 갑작스러운 소식이 전해져 홀어머니가 아직도 충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달 초 갑자기 도 당위원회 간부들과 군 간부들이 외아들을 군에 보낸 채 혼자 살아가고 있는 청진의 한 여성 주민 집에 들어서더니 “아들이 원수님(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보위하다 3월 중순 장렬하게 전사했고, 시신은 부대 근처에 안장했다”고 전하며 전사증을 수여했다.

아울러 당시 몇몇 군인들은 이들이 타고 온 차량에서 소위 ‘원수님의 선물’이라고 하는 물품 상자들을 내려 전달하기도 했는데, 그 안에는 식료품과 이불, 공업품 등 흔히 가정에서 쓰는 필수용품들이 들어있었다고 한다.

날벼락 같은 소식을 전해 듣고 그 자리에서 곧바로 기절한 홀어머니는 가까스로 깨어난 후 집에 찾아온 호위국 군관들에게 아들의 시신이 묻힌 구체적인 장소를 알려달라고 애원했으나, 군관들은 일절 입을 열지 않았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사망한 군인의 어머니는 “최근 전염병(코로나19)에 걸리면 그대로 죽어간다던데 앓다가 죽은 것이 아니냐” “원수님을 보위하다 전사했다면 사연이나 사건의 경위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아들이 어쩌다 세상을 떠났는지 그 실체를 정확히 알고 싶다고 간절히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호위국 군관들은 군 기밀유지 원칙과 규정만 반복했고, 이에 홀어머니는 잔뜩 화가나 “사연이 없는 죽음이 어디 있냐” “아들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재차 억울함을 주장했다는 전언이다.

이 여성은 아들의 비보가 전해진 다음날 산에 있는 남편의 묘를 찾아 “사랑하는 자식이 죽었는데 어미가 살아서 뭐하겠느냐. 나도 따라 죽겠다”며 오열하고 몸부림쳐 동네 주민들이 억지로 끌고 내려오는 한바탕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사연을 전해 들은 주변 주민들은 당국의 처사에 대체로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사람들은 전쟁 시기도 아닌 평화 시기에 군인 사망이 많으니 나라를 어떻게 믿고 아들들을 군에 내보내겠느냐며 이런 사건을 접할 때마다 억장이 무너진다고 심정을 토로했다”면서 “어떤 이들은 군인들의 사망에 대해서는 정확한 설명이 없는 것이 이 나라의 실체라면서 시신이 묻힌 곳을 알고 싶어 하는 가족의 절실한 마음에도 무응대하는 무정하기 그지없는 정부에 증오심을 드러내기도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