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본 북녘] DMZ 봄철 산불로 관목숲 줄고, 초지는 늘어나

2001년~2019년간 연도별 DMZ 토지이용변화 실태 파악

지난 6월 28일 필자는 데일리NK 칼럼을 통해 세계적인 생태계 보고(寶庫)로 주목 받는 DMZ에서 봄철 잦은 때로는 대형 산불로 자연 식생 및 동식물 생태계가 위협을 받고 있다고 하였다. 길이 248㎞에 폭이 4㎞인 것으로 알려진 비무장지대(DMZ)는 기대와 달리 남북 양측 모두 군사정전협정(1953.07.27.체결)을 위반하고 완충지대인 DMZ 안으로 좁혀 들어가 군사시설을 설치하여 DMZ 폭이 좁아졌다고 한다.

또한, 여름에 풀숲이 무성하게 우거져서 시야를 가리는 것을 막기 위하여 양측 군인들이 봄에 불을 놓아서 태워버리는데(이러한 행위를 ‘사계(射界) 청소’라고도 부름), 이것이 때로는 대형 산불로 크게 번져서 여러 날 지속되기도 한다(그림 1과 2). 이러한 인위적인 자연생태계 교란 행위로 DMZ 훼손이 우려되고 있다는 것이다.

2015년 파주 DMZ일대 산불(위, 그림 1), 2013년 고성 DMZ일대 산불(아래, 그림 2). /사진=연합

이를 다시 그림 3과 4의 구글어스 영상에서 보면, 경기도 연천군 중면과 왕징면 DMZ에서 2014년과 2011년 봄에 산불이 크게 나서 각각 1,528㏊와 6,979㏊의 숲을 태웠다. 특히 왕징면 산불 피해면적(6,979㏊)은 축구 경기장(국제규격=105m×68m=0.714㏊)에 비유하면 축구장 9,774개 크기의 숲이 크게 훼손된 것으로 추산되었다.

이러한 DMZ에 대하여 미국 NASA에서 운영하는 인공위성에서 촬영하고, 지질조사국(USGS) 웹사이트(EarthExplorer)에 올린 MODIS 분석자료(Land Cover Product)를 이용하여 살펴보았다. 지난 19년간 (2001년~2019년) DMZ 내 산림 및 토지이용변화를 남북 양측 구간별로 나누어서 연도별로 추적해보았다. 이 자료는 일반에 공개된 자료이다.

DMZ 토지이용 변화 : 19년간 (2001~2019)

MODIS 위성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9년 기준 토지이용 면적은 그림 5에서 DMZ 내에 산림이 49.9%, 초지가 40.7%를 차지하여 산림과 초지를 합한 것이 90%가 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그림 5). 그림 5에서 산림은 동부 강원도 지역에, 초지와 경작지 등은 주로 서부인 경기도 지역에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 19년간 산림과 초지는 분포면적이 다소 늘어난 반면, 그림 6에서 관목숲과 경작지는 줄었는데 특히, 관목숲은 일부가 성목(成木)으로 수림을 이룬 것도 있고 일부는 산불에 훼손돼서 초지・습지로 변하여 면적이 감소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산림은 다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그림 7), 이는 지난 19년간 DMZ 내에서 인위적인 벌채행위가 없었거나 적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며, 그림 7에서 초지가 연 0.6%씩 증가한 것은 앞에서도 언급된 바와 같이 산불로 훼손된 관목숲이 잡풀 형태로 바뀌면서 초지가 늘어난 것으로 판단된다.

【 관목숲변화 】                                                 【 경작지변화 】

그림 6. DMZ의 관목숲과 경작지가 19년간 각각 연간 –4.7%와 –1.8씩 감소하였다. /출처=MODIS자료.

【 산림변화 】                                                   【 초지변화 】

그림 7. DMZ의 산림과 초지는 19년간 연간 0.2%와 0.6씩 각각 증가하였다. /출처=MODIS자료

다시 위의 그림 5에서 보면, 좌하단 판문점 인근에서 경작지(노란색)가 주로 분포하는 것이 보인다. 이곳은 정전협정 체결 이후 남북 양측간 합의에 의해 민간인 마을을 조성하고 이곳에서 각기 농사를 짓는 것이며, 선의의 체제 경쟁을 하고 있는 선전마을 지역이다.

경지면적은 아래 표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남측이 1,984㏊, 북측이 6,016㏊로 2019년 기준 DMZ에서 북측이 남측보다 3배 많은 면적의 농사를 짓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한편, DMZ를 남북 구역별로 나누어서 보면 면적은 남측구간이 북측보다 1,696㏊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고, 토지이용실태는 산림이 남측에 많은 반면, 관목숲·초지·경작지는 북측에 많이 분포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또한, 지난 19년간 토지이용변화는 남북 양측 모두 관목숲은 줄고 초지는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맺 음 말

자연 생태계의 보고로 알려진 DMZ가 봄철이면 잦은 산불 또는 대형 산불에 시달리면서 관목숲이 줄고 초지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나 사회 일각에서는 이곳 생태계 훼손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일명 ‘사계청소’라고 불리는 남북 양측 군인에 의한 이러한 생태계 교란행위가 군사상 불가피한 것이라면, 큰 산불로는 번지지 않도록 양측 모두에게 세심한 주의와 관리가 요망된다.

따라서, 봄철 반복되는 잦은 산불로 이곳 DMZ 육상 생태계는 일부 훼손이 불가피해 보인다. 반면, DMZ의 강하천 수생 생태계는 산불 피해로 인한 영향이 적어 고유 및 희귀 어종이 다수 서식한다는 인터넷 보도가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DMZ 내 두 개의 선전마을 : 자유의 마을 vs 평화의 마을

아래 그림 8에서는 판문점 인근에 조성된 두 개의 선전마을과 그리고 지난해 가을 추수기를 맞은 논의 모습이 보인다. 북측 마을은 ‘기정동 평화의 마을’이라 하고, 남측 마을은 ‘대성동 자유의 마을’이라 한다. 북쪽은 ‘평화’를 말하고, 남쪽은 ‘자유’를 내세우고 있다. 이에, 북쪽은 공포와 압제에 억눌린 ‘거짓 평화’가 아니길 바라고, 남쪽은 혼란스럽고 무질서한 ‘방종의 자유’가 아니길 기원해본다.

그림 8. 지난해 가을 추수기를 맞은 DMZ 내에 두 개의 선전마을이 있다. /출처=구글어스

한편, 위 그림 8에서 남측 논은 추수기를 맞아 밝고 활기찬 풍요로운 모습을 보이는 반면, 북측 논은 무언가 어둡고 힘이 없어 보인다. 같은 날짜에 찍힌 영상인데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이웃 지척 간에 묘한 차이를 보인다. 마치 북측 논이 영양실조에라도 걸린 듯 애처로워 보여서 마음 한 구석이 아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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