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코로나로 국경 완전봉쇄 북한…양강도 혜산 풍경도 ‘꽁꽁’

북한이 코로나19 유입 차단을 위해 국경을 봉쇄한 지 두 달이 지났다. 또한 내부에서는 지역 간 이동을 차단했고, 각종 격리조치를 단행하는 등 잔뜩 웅크리고 있는 모양새다.

무역은 물론 밀수도 끊기고 주민들의 시장 활동도 여의치 않으면서 내부 경제도 꽁꽁 얼어붙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에 데일리NK는 소식통을 통해 북한 내부 사진 촬영을 시도했다. 주요 소득원이 차단되고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조되면서 양강도 혜산은 상당히 쓸쓸한 기운이 감도는 모습이다.

혜산의 어느 거리에 꽃제비의 모습. /사진=데일리NK

성인 꽃제비가 돌아다니는 쓸쓸한 혜산 거리

양강도 소식통이 최근 데일리NK에 전해준 사진 속에는 두 명의 성인 꽃제비가 등장한다. 옷 소매가 다 헤지고 등과 허리 부분이 먼지로 뒤덮힌 모습이다. 이들은 마스크도 없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맞은편에서 마스크를 한 채 걸어오는 여성과 대비되는 상황이다.

노동신문은 지난달 22일 ‘모두가 마스크를 철저히 착용하자’를 통해 “일상생활 과정 특히 공공장소나 야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가 안 하는가 하는 것은 국가가 인민의 생명안전을 지키기 위해 선포한 방역대전을 대하는 관점과 태도 문제”라며 “지금과 같은 비상시기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문제는 사회의 한 성원으로서 초보적인 의무도 지키지 못하여 나라 앞에 죄를 짓게 된다는 것을 논할 정도로 심각한 사회적 및 정치적 문제”라고 강조한 바 있다.

제대로된 옷조차 갖춰 입지 못한 이들에게는 사회적 및 정치적 문제를 신경쓸 여유가 없어 보인다. 절대적 권위의 당의 권고도 가난 앞에서는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또한, 최근 북한 당국이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부랑자들을 통제한다는 방침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떠들석한 구호에 비해 행정력이 부족한 모양새다.

혜산의 어느 거리에 꽃제비의 모습. / 사진=데일리NK

또한, 이들이 걸어가는 혜산 거리도 사람이 많이 없고 한산한 모습이다.

북한 당국이 외출 및 공공장소와 대중교통 이용 자제를 권장한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으로 보인다. 여기에 중국과의 모든 교역이 차단된 상황도 쓸쓸한 거리를 만드는 데 한몫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2월 강동완 전 동아대 교수가 촬영한 한 국경도시와 사뭇 다른 분위기이다. 이 도시에는 상인들과 구매자들로 북적여 활기찬 모습이다. 봄기운이 올라와 따뜻해야 할 3월 혜산이 더 차갑게 느껴진다.

다만, 장소와 날씨등이 다른만큼 비교하기에 단순 비교하기에 다소 어려운 부분도 있다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택시
북중 국경지역에서 시장을 가로지르는 택시 모습. /사진=강동완 전 동아대교수 제공

대문마다 붙어 있는 코로나 19 예방 선전 구호

소식통은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 감염증을 철저히 막자’라는 문구가 대문에 붙어있는 사진도 보내왔다. 같은 내용의 구호가 다른 크기로 붙어 있는 것으로 보아 서로 다른 기관에서 선전문을 배포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 구호는 지난 1월 26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박명수 보건성 국가위생검열원 원장이 쓴 글에서 처음 등장했으며 같은 달 31일 조선중앙TV에서도 동일한 이름의 꼭지로 보도됐다.

이후 북한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 등 각종 매체를 통해 코로나 19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한 선전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노동신문은 지난달 1일부터 한 두 차례를 제외하고는 현재까지 매일 같은 구호 아래 방역 상황과 예방에 관한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빠진 한 두 차례도 전면 특집 기사를 통해 코로나 19 예방 선전을 진행했다.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선전으로 주민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켜 감염병 예방과 확산을 막으려는 북한 당국의 의도가 엿보인다.

혜산시 한 가정집에 각종 선전구호가 붙어있다. /사진=데일리NK

‘탄 가스 주의’ ‘물을 끓여 마시자’는 구호서 드러난 북한 생활환경의 낙후성

코로나19 바이러스 예방 선전 구호 아래 붙어 있는 ‘탄 가스 주의’, ‘물을 끓여 마시자’는 문구도 눈에 띈다.

북한은 연탄을 주 난방 수단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설비가 열악해 연탄가스 중독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 인민반별로 사고 예방 조직인 탄내 단속반을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도 연탄가스로 인한 인명피해가 끊이지 않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물을 끓여 마시자’는 구호는 수인성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구호로 보인다. 북한의 상당수 지역은 낙후된 상하수도 시설로 인해 깨끗한 수돗물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이호식 한국교통대학교 교수는 지난해 4월 워터저널에 공개한 ‘북한 물 환경 현황과 향후 과제’에서 ”북한의 수돗물 수질은 보장되지 않았기 때문에 반드시 물을 끓여 먹어야지만 가구의 83.2%가 그냥 마시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 UNICEF가 2017년 5천150가구를 대상으로 음용수 수질을 조사한 결과, 수원의 23.5%가 내열성 대장균군(TTC)에 의해 오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분석한 바 있다.

북한 수돗물이 음용하기에 적절하지 않아 각종 질병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북한 주민들은 이런 수돗물조차 공급이 원활하게 공급받지 못해 평소 우물이나 냇가 등에서 물을 길어 물탱크에 저장해뒀다 필요할 때 끓여 먹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