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예술단 파견’ 우선 다루자는 북한…속내는?



평창 동계올림픽 북한 예술단 파견을 위한 실무접촉이 15일 오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개최됐다. /사진=통일부 제공

남북이 15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북한 예술단의 평창올림픽 파견 문제와 관련한 실무회담에 나섰다. 지난 9일 남북 고위급회담 후 엿새 만에 이뤄진 첫 번째 실무회담이 북측 예술단의 파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가 된 셈이다.

북한이 이번 실무회담의 의제를 예술단 파견에 한정했다는 점에서 이번 평창올림픽을 정치 선전의 장으로 활용할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의 예술단은 김일성 일가와 북한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기 위한 목적에서 만들어진 일종의 ‘선전대’로 평가된다. 예술단은 북한 내부 주민들의 동요 또는 민심이반을 잠재우는 대내적 역할을 수행하는 동시에 체제의 우월성과 북한의 발전상을 선전하는 대외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현 시점에서 가장 시급히 논의해야 할 선수단 구성보다 예술단 파견을 우선시하는 등 경기 외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평창올림픽을 통해 체제 결속과 이미지 개선에 나서겠다는 숨은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앞서 지난 12일 우리 측은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와 관련해 3대 3 실무회담을 개최하자고 북측에 제의했다. 평창올림픽의 개막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북측이 파견할 대표단의 구성과 일정 등을 포괄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북측은 13일 통지문을 통해 북측 예술단 파견을 위한 실무접촉을 진행하자는 역제안을 하면서 우리측에 권혁봉 문화성 예술공연운영국 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실무회담 대표단 명단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북측은 선수단, 응원단 등과 관련한 실무회담 날짜는 추후 통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리 측은 북측 대표단의 격에 맞춰 이우성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정책실장을 수석대표로 하는 대표단을 구성하고, 15일 회담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따라 이번 회담은 북측이 의도한대로 북한 예술단의 평창올림픽 파견에 논의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김태우 건양대 초빙교수(전 통일연구원장)는 이날 데일리NK에 “이미 북한이 고위급회담에서 7개 그룹의 파견단을 보내겠다고 할 때부터 남쪽에 사람들을 보내 체제를 선전하겠다는 의도가 드러났다”며 북한이 평창올림픽을 정치적으로 활용할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 교수는 “지난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2차 전원회의와 이번 신년사에서 보았듯이 북한은 현재 2대 전략 수행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삼고 있다”며 “지속적인 핵무력 증진과 자력갱생을 통한 제재 극복이 바로 그것인데, 이를 위해 지극히 계산적으로 평창올림픽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예술단이 평창에 와서 정치중립적인 활동을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실무회담에서 이 부분은 제대로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 예술단이 평창올림픽 무대를 통해 핵무력 완성과 김정은 찬양 등 체제를 선전하는 정치적 퍼포먼스를 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도 앞서 “북한 예술단의 방한이 민족화합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실무접촉에서 북한 예술단의 복장과 공연 방식 및 내용에 대해 세부적인 부분까지 긴밀히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에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정부 입장은 이번 평창올림픽·패럴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어서 온 세계의 화해와 협력의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 입장”이라며 “그런 입장에서 북한의 참가가 중요하다 했고, 이번에 북한이 참가해 우리의 평화올림픽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만반의 준비를 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 선수단의 평창올림픽 참가 문제와 관련해서는 오는 20일 스위스 로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에서 IOC와 남북이 함께 만나 확정지을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남북은 그 전에 선수단 구성을 위한 실무회담을 통해 합의안을 도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오는 1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실무회담을 개최하자는 입장을 우리 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는 이날 “북측은 우리 측이 12일 제의한 남북고위급회담 실무회담을 17일 오전 10시 평화의집에서 개최할 것을 수정제의해왔다”며 “전종수 조평통(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3명의 대표단을 파견한다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이 같은 북한의 제의를 수용할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오는 17일 열리는 남북 당국 간 실무회담에서 평창올림픽에 파견될 북한 선수단의 구성 문제 등이 협의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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