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서 대학입시 앞두고 시험문제 ‘뒷거래’ 성행…과목당 가격은?

소식통 "올해도 1월 한주간만 거래, 흥정 없어…예년과 달리 지방에서도 일찌감치 올라와"

김일성종합대학
김일성종합대학. / 사진=김일성종합대학 홈페이지 캡처

매년 2월 초께 치러지는 북한의 대학별 입학시험을 앞두고 올해도 어김없이 평양 내에서 시험문제 뒷거래가 활발히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자녀를 평양 일류대학에 보내려는 수험생 부모들이 내달 초 실시될 대학별 고사를 앞두고 시험문제를 확보하려 발 빠르게 움직였다는 전언이다.

평양 소식통은 23일 데일리NK에 “매년 그렇듯 올해도 1월 딱 한 주간에만 시험문제가 거래됐다”며 “지난해와 조금 다른 점은 올해는 1월 초부터 지방에서도 다 올라와 시험문제를 확보하려고 난리였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에서는 전국 일반고등학교 및 제1고등중학교 졸업반 학생들의 학년말 시험이 끝난 뒤인 매년 12월께 우리의 수능과 유사한 정무원 예비시험이 치러진다. 대학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은 이때 도(道)별로 지정된 시험장소에 모여 시험을 치르는데, 이를 통과해야만 대학에 원서를 넣을 수 있다.

정무원 예비시험 점수 및 등수에 따라 수험생별로 원서를 넣을 수 있는 학군이 분류되고, 그 이후부터는 수험생들이 진학하고자 하는 대학을 정해 대학별 고사 준비에 돌입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바로 이 시점부터 시험문제를 거래하기 위한 은밀하고도 조직적인 작업이 진행된다.

소식통이 전한 시험문제 뒷거래 방식은 이렇다.

먼저 수험생 부모가 거래를 중개하는 브로커와 접촉한다. 그리고 브로커는 실거래자인 물주에게 해당 학부모의 번호를 넘긴다. 브로커로부터 번호를 전달받은 물주는 이후 학부모에게 직접 연락을 취한다. 이때 학부모는 어떤 과목의 시험문제를 원하는지 이야기하고, 물주는 해당 과목 시험문제의 거래 가격과 교환장소, 방법을 알려준다.

대학 시험문제를 가지고 있는 물주는 브로커를 통해 들어오는 번호만 취급하며, 학부모들과 직접 연락할 때는 자신의 진짜 번호가 아닌 다른 번호를 사용해 정보를 최대한 노출하지 않는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시험문제는 보통 한 과목당 250달러에 거래되고,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김씨 일가) 혁명역사 과목은 300달러에 거래된다”면서 “거래하는 과정에서 가격을 흥정하는 일은 없다”고 전했다.

혁명역사 과목은 어느 대학이든지 점수의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비싼 값에 거래된다고 한다. 다만 최근에는 전공과 관련된 과목이 혁명역사 과목 시험문제보다 더 비싸게 거래되기도 한다고 소식통은 부연했다.

이어 소식통은 “김일성종합대학 시험문제는 삼흥역 뒷거리와 지하철전시관 뒷골목에서, 김책공업종합대학 시험문제는 국제영화관 옆과 윤이상음악당 뒤쪽에서, 평양의학대학 시험문제는 대동강구역 백전백승아파트 공원과 동평양대극장 뒤편에서, 장철구상업대학과 한덕수평양경공업대학 시험문제는 주체사상탑 광장 부주제군상마당 옆 골목에서 거래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학별 고사는 통상 2월 초께 사나흘에 걸쳐 진행된다고 한다. 각 대학의 실정에 따라 전형이 조금씩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하루 1~2과목씩 필기시험을 치르고 신체검사 및 체력검정, 구술면접을 실시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올해는 예년과 달리 연초부터 지방의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일찌감치 평양으로 올라와 대학별 고사 준비에 열심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험문제 거래를 위해 학부모들이 먼저 서둘러 평양에 들어오고 그 자녀들은 이후 1월 말께 오는 것이 그동안의 일반적 패턴이었으나, 올해는 학부모와 수험생들이 함께 1월 초부터 올라와 시험을 치를 대학 인근 주택에 숙박 집을 잡고 시험공부도, 대학 답사도 하면서 적응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러한 배경에 대해 소식통은 “대학 입학 경쟁률이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나라에서는 진짜 인재들만 받겠다고 문을 좁혀두고 있는데, 본인들은 팔자를 고쳐보겠다고 어떻게든 평양에 있는 대학을 졸업하려고 아등바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 곧 대학 시험이 시작되면 자식들이 시험을 보는 동안 부모들은 채점에 관여하는 교수 집들을 다니면서 그(교수) 부인들에게 자기 자식의 수험번호가 적힌 쪽지와 함께 딸라(달러)를 찔러주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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