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까지 양봉업자 늘어난 건 당국의 ‘꿀로 외화벌이’ 지시 때문

지난 7월 개최된 제 11차 평양제1백화점 상품전시회에 등장한 자강도에서 생산된 꿀.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 전역의 야산에 꿀벌을 쳐서 꿀이나 밀랍 등을 생산하는 양봉업자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1일 전했다. 최근에는 양봉이 농촌뿐만 아니라 혜산(양강도)이나 청진(함경북도) 같은 대도시 주변에서도 확산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양강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양강도는 삼지연, 보천, 백암군 등 산이 깊고 수림이 우거진 곳이 많아 벌을 치기에 좋은 지리적 환경을 가지고 있다”면서 “올해도 아카시아꽃이 피는 5월에도 안정된 기후가 유지 돼 아카시아꿀 수확량이 좋았다”고 말했다. 

양강도에서는 고산지대에 아카시아, 밤나무 등이 야산에 많이 서식하기 때문에 과거부터 김씨 일가에게 바치는 토종꿀을 많이 생산해왔다. 최근 들어 협동농장, 지방기업소, 군부대 등에서 운영해온 양봉 작업반이 산림경영소에 허가 신청을 낸 기관과 개인들로 확대되고 있다고 한다.   

이어 그는 “초기에 기술을 전수 받아서 4, 5월과 가을에 집중 관리해서 꿀을 채취하고 겨울에 설탕 공급과 진드기 방제를 잘 하면 비용이 크게 들지 않는다”면서 “위에서 꿀 생산을 늘려서 외화벌이를 하라는 지시가 내려져 벌치는 곳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다만, 양강도는 한겨울 기온이 영하 20도 이하로 내려가기 때문에 동사를 막는 일이 관건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일반 주민들은 약으로 비싸기 팔리는 토봉(한봉)에 관심을 보이지만 1년 1회 수확으로 생산량이 적고 말벌이나 질병 피해를 입어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함경북도 소식통도 연사군을 중심으로 양봉업자가 늘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연사군에는 봄이 시작되는 시기부터 가을까지 벌통을 이동하면서 꿀을 따는 주민들이 늘었다”며 “과거에는 한 두 명이 다녔는데 지금은 서너 명이 조를 짜서 움직인다”고 말했다. 

양봉업자가 증가하면서 꿀 1단지 가격도 지난해 토종꿀은 25000원에서 2만 원으로, 양봉꿀은 18900원에서 13000원으로 내렸다. 

이러한 양봉 증가는 평양에서도 발견된다. 북한 선전매체 ‘서광’은 지난 6월 평양에서 벌을 치는 주민이 450여 명에 달한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매체는 “조선양봉가협회 평양시위원회에서는 평양의 대성산과 모란봉일대에서 오랫동안 꿀벌 치기를 해온 적지 않은 사람들의 경험을 토대로 도시에서 꿀벌 치기의 본보기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평양시 외곽에는 다른 지역보다 산에 나무들이 있어 양봉이 가능한 편이라고 탈북민들은 말한다. 한 사람이 벌통 15개 정도를 하면 한두 달에 꿀 100kg을 짜낼 수 있다고 한다. 

북한에서 꿀은 일반 주민들이 쉽게 맛 보기 어려운 식품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내부 수요가 크게 늘면서 시장에도 꿀이 팔리고 있다. 탈북민들에 따르면, 북한에서 꿀은 농장이나 부대, 개인들이 생산해오다 1990년대 김정일이 ‘정봉무역회사’를 내세워 국가에서 일괄적으로 관리하도록 했다. 

정봉무역회사는 양봉 분조들이 벌을 치는 데 들어가는 각종 설탕 및 방충제를 지급하는 대신 꿀과 화분 등을 헐값에 사들여 돈을 벌어왔다. 양봉 분조나 개인들은 대신 수매 분량 중 일부를 빼돌려 시장에 내놓거나 간부들에게 팔아 수익을 내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