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진 당권파 총반격 카드는 ‘버티기와 흔들기’

통합진보당이 14일 전자투표로 경선 비례대표 후보자 사퇴 문제 등을 처리할 ‘혁신비상대책위원장’으로 강기갑 원내대표를 임명했다. 당권파들이 ‘비대위를 인정할 수 없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어 전자투표 유효성을 두고 법적 소송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비대위 활동을 원천 봉쇄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12일 중앙위가 폭력사태로 파국을 맞자 공동대표단은 중앙위원회를 온라인으로 개최, 13일 오후 8시부터 14일 오전 10시까지 전자투표를 통해 미의결 안건을 처리했다. 투표 결과 중앙위 재석 545명 중 찬성 541명, 반대 4명으로 경선 비례대표 후보자를 총사퇴시키는 내용의 비대위 구성안을 통과시켰다. 재적 위원은 912명이다.


심상정 중앙위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자투표는 당헌에 의한 합법적이고 정상적인 중앙위”라면서 “합법적인 결정을 거부하는 당원이 없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당권파 내 비주류로 분류되는 한 관계자는 “당헌에 전자회의를 할 수 있다고 되어 있는데, 뭐가 문제가 있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비대위 구성과 경선 비례대표 사퇴를 거부하면 당을 공중분해시키려는 것이 아니냐”고 당권파인 ‘경기동부연합’을 비판했다.


반면 당권파의 핵심인물 중 한 명인 장원섭 사무총장은 “중앙위를 전자회의로 대체하는 등의 모든 유사행위는 정당성이 없다”며 “비대위원장을 비롯 비대위원 누구도 정당성과 권위를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전자투표를 두고 법적 소송까지 가게될 경우 어느 한쪽은 정치적으로 치명상을 입게 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당 안팎에서 소송 이야기가 오고 가고 있지만 두고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당권파가 법적 소송을 하더라도 승산이 높지 않은 데다 부정선거 문제까지 법정에서 공방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최대한 ‘시간끌기’로 일관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김윤철 경희대 교수는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여론도 그렇고 비당권파가 제기한 안이 국민들이 봤을 때는 합리적인 안”이라며 비당권파가 주도권을 쥘 것으로 봤다. 이어 “당권파에서는 시간끌기를 할 것이다. 당이 사실상 분리되어 있는 상황에서 빠른 시간내에 결정이 나오기는 힘들고 국회 등원 전까지 갈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김 교수는 이어 “당권파가 이 상태까지 왔는데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라며 “비대위가 어떻게 할 것인지에 달려있다. 이번주나 지나봐야 당이 어떠한 결정을 내릴지, 당권파가 어떠한 행동을 취할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만간 당권파의 총반격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당권파 비주류측 관계자는 “사태를 이 지경까지 해놓고 분당시키려는 생각까지 가지고 있다면 정말 문제”라며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정치적인 결정을 요구하는 것인데, 그쪽(당권파)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며 타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음을 내비쳤다. 


결국 비대위가 어떤 과정을 거쳐 중앙위 결정을 당권파가 수용하게 하느냐가 최대 관건이다.


그러나 당권파가 그동안 보여준 모습대로라면 이석기, 김재연 당선자의 의원 임기 시작까지 버티며 중앙위 결정을 무력화 시키는 방안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다음달에 치러지는 ‘당대표’ 선출에서 당권파들은 당권을 장악한 후 자신들의 주장대로 ‘당원 총투표’로 비례대표 사퇴 문제를 결정하자는 논리를 강제할 수 있다.


이번 사태 해결의 공이 당권파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비당권파가 분당(分黨)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될 가능성도 작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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