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北 가족 “南서 날 찾는다고? 그런 사람 모른다”

감시·통제 강화에 몸 사리는 주민 늘어...소식통 "최고지도자 직접 지시에 조심할 때라고 판단"

북한 국경지역의 보위부 앞에 가족면회를 온 주민들이 보인다. /사진=데일리NK 자료사진

최근 북한 내 일부 탈북민 가족들이 한국 가족의 연락에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당국의 감시 및 통제 강화에 화(火)를 피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19일 복수의 데일리NK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북한 내 탈북 가족을 찾는 일종의 ‘브로커’가 허탕을 치는 경우가 종종 포착되고 있다. ‘사람을 찾아달라’는 부탁을 받고 내륙 지방까지 연결에 성공했지만, ‘모른다’는 통에 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

또한 여러 방법을 통해 이미 신상을 정확하게 확인했음에도 갑자기 ‘내가 아니다’면서 화를 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통화로 이름과 직업을 물으면 ‘맞다’고 대답하다가도 남조선(한국)에 사는 가족의 이름을 대고 안부를 물어오면 ‘사람 잘 못 봤다’라는 식으로 황급히 전화를 끊으려고 사람도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이는 대북(對北) 삐라(전단)을 빌미로 촉발된 ‘남조선 탈북자 비난’ 분위기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 탈북민의 재입북 사건도 탈북 가족을 위축되게 하는 주요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직접 나섰다는 점에서 몸을 사릴 수밖에 없다고 소식통은 지적한다.

그는 “최고지도자와 최고 실세가 지적했는데 어떻게 남조선 가족이 보내는 안부전화를 받겠는가”라면서 “현재는 조선(한국)에 남겨진 가족들의 안전이 우선이기 때문에 그런 결정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최근 노동단련대나 교화소에 잡혀간 주민들도 남조선과 관련된 이야기를 아예 하지 않고 있다”면서 “주민들은 ‘올해는 귀신이 붙은 해’ ‘이 해가 빨리 지나가길’이라면서 최대한 조심하고 있다”고 덧붙여 소개했다.

한편 최근 들어 특수 훈련으로 무장된 ‘폭풍군단’ 등을 북중 국경지역에 파견, 외부와 통화는 물론 밀수, 도강(渡江) 등 이른바 북한 당국이 지정한 비법(불법) 행위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남과 북의 가족 간의 연결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소식통은 “탈북 가족 중 연락처를 남겨달라면서 희망을 품는 일도 있지만, 실제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생각할 것”이라면서 “가족의 생사 및 안부가 무척 궁금하지만, 지금은 서로가 조심하는 게 나으리라 판단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