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에 매대 팔기 나선 北 시장 상인들…품목 바꾸기도

소식통 "3만 위안 주고 산 매대 반값에도 안 팔려…주민들, 고난의 행군 시기와 비교"

2018년 10월경 촬영된 평안남도 순천 지역의 풍경. /사진=데일리NK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생활고를 호소하는 북한 주민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장사로 근근이 생활을 이어오던 주민들이 장마당 매대를 팔 정도로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2일 데일리NK에 “전염병(코로나19) 사태로 주민들의 생활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데 특히 이번 8차 당대회 참가자들을 위한 10일간의 철저한 봉쇄가 장사하는 주민들에게 더욱 여파를 미쳤다”며 “삶의 터전과도 같은 장사 매대까지 팔아버리는 지경까지 이르렀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실제 청진시에서는 열흘간 시내가 봉쇄되면서 시장의 식품, 음식 매대와 거리의 간이 매대들에 대한 접근이 아예 금지됐고, 이에 상인들 사이에서는 “당대회 참가자들 때문에 장사를 못해 개고생이다”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생활조차도 엉망이 돼버렸다”는 한탄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더욱이 상인들은 북한 당국의 거리두기 지침에 하루씩 돌아가며 장사하고 있었고 잘 팔리지도 않아 겨우 살아가던 형편이었는데, 열흘간의 봉쇄로 타격을 입어 결국 매대를 팔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전언이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청진 시내의 시장들에서 지금 많은 주민들이 매대를 내놓겠다고 나서고 있다”면서 “이들은 시장관리소 측에 중국 돈 3만 원(위안, 한화 약 510만 원)을 주고 구매한 매대가 반값인 1만 5000원에도 팔리지 않아 속상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이렇게 매대를 팔려는 상인들이 늘어나자 아직 시장에서 장사하고 있는 주민들은 비싸게 산 매대값이 전반적으로 뚝 떨어질 것을 걱정하면서 불안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그나마 물건이 조금이라도 팔리는 공업품 매대의 일부 상인들은 음식 장사하는 주민들의 처지를 불쌍하게 여기며 비교적 피해를 덜 보는 우리가 음식을 사주자며 미풍을 발휘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지금이 고난의 행군 시기와 비슷하다면서 그때는 갑자기 들이친 난관에 집을 팔았다면 지금은 장사로 살아온 주민들이 매대를 팔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며 “이런 형편이 지속된다면 집까지 팔고 한지에 나앉을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최근에는 상인들 사이에 장사 품목을 바꾸는 현상들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봉쇄로 수입품 공급이 줄어들자 중국산 제품을 취급하던 유통업자들과 소매상인들이 품목 전환에 나서 혼란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평성의 옥전시장에는 밀가루와 설탕, 식용유 등 식품을 팔던 상인 수가 거의 절반이 줄었고, 중국산 의류나 전자제품 등을 취급하던 상인들도 최근 들어 매대를 팔거나 다른 품종으로 바꾸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시장이 너무 적막하다 보니 전염병을 빗대 시장을 폐쇄하려는 게 아닌지 의심할 정도”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