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방문중인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3일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북한의 6자회담 복귀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표명했다.
캠벨 차관보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이용부 외교부 차관보와 회담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분명한 것은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는 것이 바로 다음에 와야하는 필수적인 조치”라고 강조했다.
캠벨 차관보의 이같은 발언은 남북대화의 추진이 북핵문제 진전과 연계돼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을 한국정부에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남북관계 진전 논의가 비핵화 협상에 걸림돌이 되서는 안 된다는 우려의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캠벨 차관보는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한국의 노력을 지지한다”면서도 “다른 사안으로 인해 (북한의 6자회담 복귀와 관련한) 집중을 흐트려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한미는 그동안 남북정상회담 추진과 관련한 양국간 긴밀한 협의가 유지되고 있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혀 왔다.
캠벨 차관보는 이날 서울 남영동 미대사관 공보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명박 정부에 대해 우리가 이보다 더 확신을 가질 수 없다”며 “우리는 정상회담 가능성을 포함한 한국 정부와 북한과의 고위급 대화에 대한 제안이나 전망에 대해 긴밀히 협의했다”고 강조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도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남북 정상회담 문제는 “주변국과의 협조가 매우 중요하다”며 “미국 뿐 아니라 중국, 일본, 러시아 등 6자회담 관련국간 조율이 중요하기에 외교부가 협의를 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캠벨 차관보는 이 외에도 “북한은 2005년(9·19 공동성명)과 2007년(2·13 합의)의 합의를 지키겠다고 약속해야 한다”면서 “남북간 관계 개선이 이를 위해 중요한 요소이며 이를 위해 한미는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주장하는 평화체제 및 관계정상화 논의를 북핵 포기를 위한 대가로 사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북핵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은 단계적이며, 북한이 다음에 할 조치는 6자회담으로 돌아와 예전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런 맥락 안에서 정치적·전략적·경제적·재정적 부분에 대해서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에 억류 중인 로버트 박의 근황과 관련해서는 “평양으로 이동한 것 같다”면서 “평양에 있는 (다른 나라의) 대사관을 통해 영사접근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북한에 억류된 것으로 알려진 두 번째 미국 시민에 대해서는 “아직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영사접근도 추진 중”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