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반군에 지면 北지도층도 김정일 버려”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전략정보실장./김봉섭 기자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 퇴진을 요구하는 반(反)카다피 세력의 투쟁 성공 여부가 향후 북한의 민주화 운동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전략정보실장이 14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중동 시민혁명과 북한 민주화 전망’이라는 제하의 토론회에서 “카다피가 끝까지 반군의 저항을 버텨내고 내전에서 승리한다면 북한 지도층은 소요 사태가 일어날 경우 (주민들을) 무자비하게 진압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북한 외교관 출신이기도 한 고 실장은 그러나 만일 카다피가 내전에서 패배해 국제형사재판을 받게 될 경우 “북한 지도층은 처음에는 중립을 지키다가 결국에는 김정일 일가(一家)를 버리고 시민들의 편에서는 이집트 사례를 따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최근 중동 지역 독재자들의 잇단 몰락은 과거 90년대 초반 동구권의 몰락보다 북한 지도부와 주민들에게도 큰 영향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 실장은 “지금은 90년대 초에 비해 민간 대북방송, 북중 국경지역의 정보 유입, 대북 전단지, DVD를 통해 훨씬 많은 양의 외부 정보가 유입되고 있다”며, 또한 “90년대 초 동구권보다 이집트, 리비아가 북한과 매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는 사실을 주민들이 다 알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중동 독재체제 붕괴에 따른 북한 내 충격은 더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중동 사태가 북한에 미치는 영향은 클 수 있지만, 김정일이 살아 있는 한 북한에서 시민혁명이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인터넷 등 통신 시스템의 부재, 즉 트위터·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전혀 없다는 점과 3대를 몰살시키는 가혹한 연좌제가 극도의 공포감으로 북한 주민들을 억누르고 있다는 점을 그 이유로 꼽았다.


고경민 제주대 교수도 북한에서 중동과 같은 ‘모바일 혁명’이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전망했다.


고 교수는 “세계 최악의 정보화 인프라, 전 국민 1%에 불과한 휴대전화 보급률, 인터넷 차단으로 트위터, 페이스북 접근이 불가능한 상황 등이 현재 북한의 정보화 환경”이라며 “이런 환경에서 중동의 사례처럼 정보기술이 민주혁명을 이끄는 것을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조건에서 북한 내에서 민주화 시민혁명이 일어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외부로부터의 정보 유입이 늘어난다면 주민들 내에 이러한 반(反)체제 의식이 높아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고 실장은 “북한에는 리비아나 이집트 같은 SNS가 없지만, 북-중 국경을 통한 외부 정보 유통,장마당의 활성화, 휴전선 일대에서의 전단살포, 라디오, DVD 등 외부 소식이 유입될 수 있는 통로가 있다”며 “이같은 외부 정보 유입이 ‘혁명의 도화선’이 될 수 있도록 우리 국민과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 교수도 “정보기술이 정치적 영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인터넷과 모바일 기기같은 첨단 정보기술의 확산과 활용뿐만 아니라 단파 라디오나 유선전화 같은 미드테크(mid-tech)들까지도 복합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면서, 이것이 “북한의 정보화 환경과 더 친화적으로 작용함으로써 반체제 민주화 시위의 가능성을 높이는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가안보전략연구소가 주최하고 조선일보가 후원하는 ‘중동 시민혁명과 북한 민주화 전망’ 학술회의가 14일 서울 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열렸다./김봉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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