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함경북도 청진시의 양정사업소 일꾼들이 당의 재자원화 방침을 관철하지 못한 문제로 도 검찰소에 넘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9일 데일리NK에 “함경북도 당위원회는 청진시 양정사업소 당비서, 지배인, 통계원을 비롯한 몇 명의 일군(일꾼)들이 당의 재자원화 방침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면서 조직부 검열대상으로 찍어 지난 12일 도 검찰소로 연행했다”고 전했다.
도당은 자재가 부족한 형편에서 아주 작은 것도 버리지 말고 전문가의 검수를 거쳐 재자원화해야 한다는 것이 당적 방침이나, 청진시 양정사업소가 폐기물을 건져내지 않고 쓸 만한 것도 다 버렸다면서 일꾼들을 억류하고 검열대상에 올렸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당의 재자원화 방침관철에 관한 도별 총화에서 함경북도가 겨우 꼴찌를 면하자 도당은 망신이라면서 도내 재자원화 문제를 추켜들고 기업소들을 후려치기 시작했다”며 “그러다 청진시 양정사업소가 재자원화 방침관철에 크게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것을 문제 삼고 시범겜(본보기)으로 일군들을 도 검찰소에 넘겼다”고 말했다.
다만 청진시 양정사업소 일꾼들은 도당의 처분에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재자원화란 기본적으로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폐기물을 바탕으로 하는 것인데 양정사업소에는 폐기물 자체가 없다는 게 실제 일꾼들의 항변이다.
그나마 재자원화할 수 있는 것은 쌀을 담는 가마니나 마대 혹은 쌀을 정미하는 과정에 나오는 볏겨 정도지만, 가마니·마대는 가져온 쪽에서 그대로 가져가고 볏겨도 남을 새 없이 식료공장이 쓸어가 재자원화할 만한 폐기물이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일꾼들은 “위에서는 볏겨를 사업소 월동 자재로 이용하라며 국가 계획분 전기나 석탄 공급까지 중단시킨 상태라 더더욱 재자원화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검찰소 측에서는 이런 사정을 봐주지 않고 오히려 사업소가 저지른 다른 잘못들까지 덧붙여 문제 삼을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현재 검찰소에 불려간 청진시 양정사업소 일군들이 교화 3년 정도를 받을 것이라는 말도 흘러나오고 있다”며 “이런 형편에서 지금 검찰소는 가족 면회도 안 시켜주고 있어서 가족들이 안타까움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