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 마약 중독 심각… “고등학생들 생일파티 때 빙두 흡입”

함경북도 청진 라남제약공장에서 생산하는 아편가루. /사진=데일리NK 자료사진

최근 북한에서 고급중학교(우리의 고등학교) 학생들이 친구와 함께 얼음(필로폰)을 흡입하는 등 청년층의 마약 중독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7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한 인민반(약 20~40세대)에 10~15명이 항시적으로 마약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그 대부분이 20~30대 청년들이고 심지어 고급중학교 학생들의 생일축하 모임에서 술을 마시고 얼음을 흡입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지난달 평안남도 (김일성-김정일주의) 청년동맹 전원 회의에 늘어나는 마약 사용자 문제가 회의 안건으로 상정될 정도로 사태가 심각하다”며 “회의를 지도하던 도당위원회 근로 단체 부위원장은 도 안의 청년들이 마약을 사용하면서 건전하지 못한 생활을 하고 있는 데 대하여 추궁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청년동맹이 마약 근절에 대한 강력한 대책을 주문하고 관련 단속을 벌이지만 오히려 마약 사용자가 증가해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한다.

북한에서는 ‘한 모금 하십시오’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일반 가정을 비롯한 사회 곳곳에 마약이 만연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가 지난해 내부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을 종합해보면 살인, 방화, 가정파탄 등 마약으로 인한 강력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다.

마약으로 인한 각종 사고가 빈번해지면서 북한 당국은 마약제조와 유통에 대해 단속하고 처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지만, 마약 생산자와 단속원들의 유착으로 인해 단속이 형식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1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나서 마약 생산자들과 유포자들을 법적으로 엄중히 처벌하라고 지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뿌리 깊이 내린 부정부패로 인해 일선에서 제대로 단속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또한, 수출길이 막혀 이윤을 내기 어려워진 일부 개인기업소와 돈벌이를 위해 개인이 마약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북한 내 마약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단속 이외에는 적절한 대응을 내놓지 않고 있어 주민들은 마약에 지속해서 노출되어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마약이 심각하게 확산되는 것은 비단 당국의 묵인이나 부정부패만이 아닌 북한 사회의 열악한 의료 실태도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다.

북한의 의료 시스템 붕괴는 주민들을 사설 무허가 의료 시설로 내몰렸으며 경제적 이유로 약값과 진료비를 내지 못하는 주민들은 그대로 치료를 포기하거나 빙두(얼음의 중국식 표현), 얼음과 같은 마약에 의지하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 주민들 상당수가 ‘얼음’을 만병통치약이라고 부르며 치료제 대용이나 진통제로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통일연구원은 지난해 발간한 ‘2018 북한인권백서’를 통해 “주민들이 잘못된 의료지식에 입각해 빙두를 비롯한 마약류를 치료용으로 사용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잘못된 의료지식에 입각해 마약류를 치료에 사용하는 것이 상당한 부작용을 낳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탈북박사의 북한읽기] 北 취약계층 파고드는 마약 중독의 그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