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연평해전 10년만에 ‘명예회복’

이명박 대통령이 제2연평해전이 벌어진 지 10년 만에 군 통수권자로서 처음으로 기념식에 참석했다.


제2연평해전은 우리나라가 한일 월드컵에 빠져 있던 2002년 6월29일 발생했다. 당시 햇볕정책을 추진하던 김대중 정부는 이를 `서해교전’이라고 했고, 이후 노무현 정부까지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은 기념식에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최근 우리 정보 당국이 전투가 벌어지기 전 북한의 도발을 감지한 정보를 입수했지만, 이를 묵살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대북관계를 의식해 북한의 눈치를 살폈다는 비판마저 제기됐다.


심지어 김 전 대통령은 해전이 발발한 다음 날 월드컵 결승전 관람을 위해 일본으로 출국하고 영결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지키다 목숨을 잃은 희생을 인정받지 못한 한상국 중사의 부인은 2005년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기념사를 통해 “그때 우리는 잠시나마 더 이상 전쟁은 없고, 곧 평화통일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환상에 젖어 있었는지도 모른다”고 한 것도 이를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년 동안 국민의 가슴 속에 묻혀 있던 여섯 순국 용사들은 이제 우리 바다를 지키는 수호신으로 다시 태어났다”면서 당시 전사한 6명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 뿐만 아니라 제2연평해전 전적비에 헌화하고, 고(故) 윤영하 소령의 이름을 붙인 전함에 직접 올라타 장병을 격려하기도 했다.


선상에서 당시 상황을 들은 이 대통령은 “(북한이) 조준을 했다는 것은 사실상 전시다. 같이 조준하고 있어야 피해가 덜하다”면서 “이미 지나간 일 말해야 소용없다. 앞으로 잘해야 한다”고 대비를 철저히 하라고 당부했다.


앞서 현 정부는 2008년 전사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라 서해교전을 제2연평해전으로 격상하고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기념식도 열어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그동안 북한의 공격을 받고 전사한 6명의 전사자 유족 등은 명예회복 차원에서 대통령이 참석하기를 희망했다.


올해 기념식도 김황식 국무총리와 김관진 국방장관 등만 참석하기로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이번 기념식이 정부가 주관하는 마지막 기념식이 될 수도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최근 중남미 4개국 순방을 떠나기에 앞서 이미 기념식 참석을 참모진에게 지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전사자들의 희생을 기리는 동시에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과 같이 점차 고조되는 북한의 도발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3월 서울에서 열린 핵안보 정상회의에 앞서 천안함 46용사가 묻혀 있는 대전 현충원을 참배하기도 했다.


기념식에는 새누리당 대선 주자인 김문수 경기지사, 이재오 정몽준 의원과 민주통합당 손학규 상임고문, 하금열 대통령실장, 이희원 청와대 안보특보 등이 참석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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