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협정→평화협정 대체’ 이럴 때 가능하다

1953년 7월 27일 북한 공산군의 남침으로 시작된 6·25전쟁의 끝을 알린 정전협정이 올해로 60주년을 맞았다. 그러나 이날은 북한이 하는 마냥 무슨 기념일일 수가 없다.

남과 북이 치른 동족상잔의 전쟁이 아직은 종전이 아닌 휴전 상태라는 것을 상기시킬 뿐만 아니라 휴전선과 해상분계선 일대에서 늘 대남 무력도발이 자행되고 있는 냉혹한 현실이 교차하기 때문이다.  

이날을 맞는 우리 한민족의 진정한 소망은 무엇일까? 남과 북 사이의 60년 전의 전쟁이 이젠 휴전상태에서 완전한 종전 상황으로 가야 한다. 당장 통일이 어려운 현실에서 쌍방에 대한 일체의 무력행사가 배제돼야 한다. 남북 사이에 인적·물적 교류와 협력이 어떠한 위협도 없이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토대 위에 신뢰 가능한 평화협정이 체결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이러한 소망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선 북한이 정전협정으로 그어진 해상과 육상의 군사분계선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이를 통해 무력충돌이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북한에서는 휴전협정 체결일을 대하는 자세가 완전히 다르다. 집권세력에 의해 ‘전승기념일’로 정해 놓고, 당시 참전했던 미국을 빙자해 대한민국의 정부와 체제를 6·25 때와 같은 타승의 대상으로 삼고, 이 시점에서도 완전히 격멸해야 할 것을 인민들에게 선동하는, 저주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니 수시로 정전협정을 위반해 대남 도발을 자행한다. 그러면서도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주한미군을 철수시켜 다시 한 번 6.25와 같은 대남 무력통일을 시도할 호조건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국내의 종북 세력들이 철저하게 북한정권을 편들어 동조하며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평화협정은 어불성설이요 시기상조다. 북한정권의 속셈이 무엇이든, 평화협정 체결 주장은 그 자체에 정당성과 타당성과 현실성이 결여돼 있음을 지적하게 된다. 7·27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되기 위해 절대로 필요한 선결 조건은 남북 간에 진정한 화해가 이뤄지고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다. 작은 약속들의 실천에 이어, 특히 군사적인 신뢰구축을 위해 합의한 사항이 실천돼야 한다.  
 
그러나 북한 정권은 정전협정일을 전승기념일로 내걸고 인민들의 대남 적개심을 높이면서, 1992년 기본합의서로 약속했던 군사적 신뢰구축 조치의 실행을 거부하며 대남무력도발과 위협을 지속해오고 있다. 그런 그들을 두고 어떻게 화해를 이룰 것이며, 어떻게 군사적 신뢰를 구축할 것인가?
 
그런데 지금 그 같은 화해와 군사적 신뢰구축의 가능성을 찾게 될 현실적인 가능성이 우리 앞에 나타나고 있다.

6·25전쟁의 정전은 한반도 남과 북 사이에서 만의 관계가 아니다. ‘한국과 유엔군 대 북한정권과 중국’이라는 당시 전쟁 당사자이고 이후로도 대치해 왔던 세력들 사이의 관계이기도 하다. 그런 점을 생각하면,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가는 것도 이 4자 사이에서 화해와 군사적 신뢰구축이 이뤄지면 실효적일 것임을 착안하게 될 것이다.
 
바로 그런 시각에서, 최근 한국과 중국의 관계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한중관계는 1992년 수교이후, 서로 세계최고수준의 무역량이 말해주듯이 경제협력의 확대는 물론이고, 관광과 한류로 대변되는 문화적 교류의 확대로 인해, 사회문화적으로도 국민들 간에 동시대 동일사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나아가 군사적인 교류로까지 활발해져 국방장관들이 교차 방문했고 함정도 상대지역에 교환 기항한 데 이어 합동훈련 가능성까지 대두되고 있다. 
 
이 같은 오늘의 현실은, 6·25당시 북한공산군을 도와 한국에 총부리를 겨누었던, 그리고 정전협정의 한 축이었던 중국이 한국과 화해의 길로 나서고 있는 것이라 평가할 수 있다. 더욱이 올해 출범한 한국의 새정부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후 가진 6월 하순 첫 중국방문 길에 6·25에 참전 전사한 중국군의 유해를 중국으로 송환하겠다는 선물을 가져다주어, 13억 중국인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7월 1일 이후 중국의 언론과 네티즌들이 중국군 유해를 안장한 파주 적군묘지 사진을 찾아 인터넷에 올리고 댓글을 달면서 박근혜 대통령을 칭찬하고 있다.

언론은 “중국군의 유해를 잘 보존해준 것은 역사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데 도움이 된다” “한중 양국 관계가 더욱 돈독해질 것이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최대 포털 바이두(百度)에는 “한국이 6·25에 참전한 중국에 이해와 관용을 나타낸 것” “이렇게까지 중국군 유해를 잘 보존해주다니 중국인들이 감동했다” “한국과 한국 국민들에 감사한다”라는 등으로 네티즌들의 환호가 이어졌고, 3천 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고 한다.

이 같은 한국의 순수한 인도주의의 발현은, 한중 관계가 정치와 경제를 떠나 사회적인 접근이 심화되는 데에서 더 나아가, 진한 정서적인 화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이제 양국 간 과거의 적대적 감정의 앙금이 씻겨나갈 것이다. 곧 평화를 나눌 수 있게도 된 것이다. 그러니 이 같은 양국 사이에서라면 1953년 7월의 정전협정은 깨버리고 새 시대에 걸 맞는 평화협정을 체결한다는 것이 충분하고도 남을 상황인 것이다. 
 
이처럼 한국과 중국, 미국과 중국은 한반도의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할 조건과 준비가 돼 있다. 나머지 정전협정의 한 축인 북한정권은 어떤가? 이것저것 정치적인 것을 다 떠나 동족인 한국과 인도적 정서적으로 유대를 쌓아가며 진정한 화해를 이룰 준비가 돼 있지 않다.
 
이산가족 문제에서 재결합은 커녕 상봉도 피한다. 북한지역에 억류된 국군포로의 송환은 물론 존재도 부정한다. 북한 지역의 미군 유해는 달러장사를 위해 송환하면서도 한국군 유해송환 같은 건 꿈도 꾸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정권은 입만 열면 한반도에 평화체제를 가져오자고 한다. 한국 내 종북(從北) 세력들은 그런 북한정권의 평화협정 주장을 맹목적으로 지지하고 연대한다.
 
북한정권이 정말 한국과의 평화협정을 맺겠다면, 적어도 한국과 중국이 서로 취하고 있는 방식을 배워야 한다. 한반도의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되려면 다방면적인 교류와 협력, 군사적인 신뢰구축을 선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교훈을 확실하게 깨달아야 할 것이다. 입버릇처럼 평화협정을 외치는 우리 내부의 일부세력들도 함께 말이다.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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