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일본과 정부간 협의를 재개하기로 합의해 놓고도 후속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어 일본 정부가 답답해 하고 있다.
5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북한은 김계관 외무부상과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賢一郞)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지난달 18일 정부간 협의를 재개하기로 합의한 지 2주가 넘도록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일본측은 정부간 대화에서 납치, 핵, 미사일 등 현안을 논의함으로써 국교 정상화 협상을 재개하는 계기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외상은 4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6자회담 공동성명에 언급된 경수로 제공과 납치문제 해결의 선후관계를 묻는 야당의원의 질문에 “어느 쪽을 우선할 지 밝히지 않는 것이 프리핸드 확보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경수로 제공 문제가 납치 문제 해결 보다 먼저 논의될 수도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11월 초 열릴 5차 6자회담 전에 북.일 정부간 협의가 이뤄지기를 희망하고 있다.
외무성 관계자는 “10월 중 정부간 협의를 재개하자”며 협의 장소와 시기를 명시한 문서를 북한측에 팩시밀리로 보냈는데 아직 소식이 없다고 밝혔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4일 “일본과 관계 정상화 접촉이 이뤄질 경우 과거사 청산 문제가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정부간 협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4차 6자회담 종료후 미.북간 접촉이 뉴욕 북한대표부를 통해 여러 차례 이뤄졌다고 밝혔다.
교도(共同)통신에 따르면 힐 차관보는 “공유해야 할 정보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접촉 목적을 설명했으나 접촉 시기와 횟수 등은 “모른다”고 말했다.
교도통신은 힐 차관보가 자신은 북한측과 접촉하지 않았다고 밝힌 것으로 보아 조셉 디트러니 대북협상대사와 한성렬 북한 유엔대표부 차석대표간 ’뉴욕 채널’이 이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도쿄=연합